대구시내 한 목욕탕 건물에서 폭발 사고로 큰 불이 나면서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43명이 중ㆍ경상을 입었다.
사고가 난 목욕탕 건물 지하 보일러실 등은 폭격을 맞았을 정도로 부서져 붕괴 위험이 있는데다 정전으로 어둡고 지하에는 물이 꽉차 있어 실종자 찾기가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3일 아침부터 수색이 본격 재개되면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고 경위
2일 오후 4시 3분께 대구시 수성구 수성3가 44-1 수성시티월드 옥돌사우나 5층 건물 지하에 있는 경유를 쓰는 보일러실에서 폭발 사고와 함께 불이 났다.
지하에서 일어난 불은 1층 미용실 등으로 옮겨 붙으면서 순식간에 2층 여탕, 3층 남탕, 4층 찜질방을 비롯해 5층 헬스장까지 삽시간에 번져 화염에 휩싸이면서 건물 전체(1천764㎡)를 모두 태웠다.
또 처음 폭발을 시작으로 10여차례 연쇄 폭발이 일어나면서 1층 콘크리트 바닥이 내려앉고 건물 벽체, 1층 천정 등 곳곳이 무너졌으며 유리창문이 모두 박살났다.
목격자 이만용(50)씨는 "목욕탕 인근 사무실에 있는데 갑자기 '쾅'하는 천둥치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목욕탕 건물 지하가 온통 화염에 휩싸였고 사람들이 쓰러지는 등 아수라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3층 남자 목욕탕에서 일하는 최병하(50)씨는 "목욕탕에 있는데 갑자기 '펑', '펑'하는 폭발 소리가 요란했다"며 "당시에 탕안에 손님 등 5∼10여명이 있었는데 모두가 빠져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
엄청난 폭발에 이은 큰 불로 이날 오후 11시 30분까지 목욕탕 주인 정명식(57)씨 등 4명과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자 1명이 숨진채로 발견됐고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또 박모(30.여)씨 등 43명이 중ㆍ경상을 입고 경북대병원과 혁거세병원 등 시내 9개 병원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건물은 목욕탕과 헬스장 등 다중이용 시설인데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용, 피해가 컸다.
2∼3층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던 사람들 가운데 10여명은 갑자스런 폭발과 큰 불길에 놀라 건물에서 뛰어 내려 부상했는가 하면 일부는 알몸으로 탈출하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
게다가 목욕탕 건물의 유리창 파편 등이 무려 100여m나 날아가는 바람에 이 곳을 지나던 많은 사람들이 파편에 맞아 다치기도 했다.
목욕탕 1층 미용실 주인 박순화(39.여)씨는 "사고 당시 미용실에 단골 손님인 구모(44), 박모(44)씨와 20대 여자 등 여자 3명이 있었다"면서 "폭발 당시 미용실 바닥이 붕괴돼 정신이 없었는데 간신히 빠져 나와 보니 나 혼자 였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대형 폭발과 화마가 삼킨 시티월드 목욕탕 건물안 곳곳에는 무너져 내리거나 조각난 콘크리트 덩어리, 무너진 천장, 깨어진 유리, 부서진 집기, 이용객들이 버리고 간 옷가지 등이 나뒹굴어 폐허를 방불케 하고 있다.
또 폭발 과정에서 목욕탕 건물은 물론, 이 곳에서 100여m안 주변상가와 주택 등 10여채의 유리창 등이 깨지면서 파편이 곳곳으로 날아들어 도로 등 사고현장 일대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아수라장을 이뤘다.
이와 함께 목욕탕 건물 앞에 서 있거나 지나던 차량 20여대가 폭발에 따른 불 로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검게 타거나 창문 유리가 박살났고 부상자들이 흘린 피자국이 곳곳에 얼룩져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을 보여줬다.
이같은 폭발 및 화재로 인근 지역까지 정전이 됐으며 신호등 마저 작동하지 않아 주변 도로가 한 때 교통 대란이 일어났고 20가구 주민들이 인근 동사무소에 대피해 밤을 세우고 있다.
▲구조 및 진화
사고나 나자 대구시소방본부는 소방차 30여대와 소방관 등 인력 400여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서 1시간 40분만인 오후 5시45분께 불길을 잡았다.
또 고가사다리 등 소방 장비를 이용해 건물안에 있던 부상자들을 구조해 병원으로 실어날랐고 주민들도 이에 적극 동참했다.
이 과정에서 유독가스와 시커먼 연기를 피해 2층에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던 다리가 불편한 한 여성 장애인이 한 때 중간에서 멈춰서고 아기를 데리고 탈출하던 40대 여성이 사다리에서 떨어져 주민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그러나 소방대는 지하 보일러실 기름탱크 부근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나고 건물 전체에서 시커먼 연기와 유독가스가 계속 나오는 바람에 진입조차 못해 초기 진화와 인명 구조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대와 경찰은 불을 끈 뒤 오후 7시부터 건물안 수색에 본격 나서 오후 11시 30분 현재까지 1층 주차장 입구과 미용실 등에서 시신 5구를 찾아냈다.
그러나 폭발에 따른 충격으로 붕괴 우려가 있는데다 지하 보일러실에는 물이 꽉차 있고 정전으로 어두워 수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폭발 원인 및 수사
사고 원인을 수사 중인 대구수성경찰서는 목욕탕 지하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불길이 치솟았다는 목격자들의 말에 따라 보일러 폭발 때문으로 보고 건물주와 목욕탕 주인 등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5일 퇴직한 전 목욕탕 보일러공(60)이 "퇴사한 뒤에도 목욕탕 주인 정씨가 '일을 해 달라'고 해서 지난 달 31일에 이어 오늘도 목욕탕에 갔으나 냉ㆍ정수기 청소만 하고 왔다"고 진술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일러실 고장과 관리 부실 여부, 불량 기름 사용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수사중이다.
이와 함께 사고현장 지역이 재개발 대상으로 실제 목욕탕 건물 주인은 이미 보상금을 받고 재개발 시행사에 명의를 이전해 세입자들만 남은 것으로 알려지고 보험 가입 여부도 불투명해 앞으로 사상자에 대한 보상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사망 및 실종자
사망자는 정명식(57), 박순이(43.여), 구순옥(42.여), 김지현(24.여), 여자 1명이고 실종 신고자는 최경환(39) 이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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