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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아름다운 황혼

<8뉴스>

<앵커>

평생 동요를 작곡하며 어린이 교육에 힘써온 팔순의 할머니가 외로운 노인들에게 써달라며 전재산 10억원을 기부했습니다.

테마기획,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올 해 여든살의 정혜옥 할머니.

정할머니는 충남 공주의 한 노인 요양시설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 할머니는 외롭고 불쌍한 노인들에게 써달라며 평생 모은 10억원을 선뜻 내놓았습니다.

[정혜옥(80) : 큰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조그마치만 그것으로 한쪽 구퉁이라도 막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에서..]

10억원은 아파트를 처분하고 아껴모은 돈입니다.

평양이 고향인 할머니는 해방이 되자 남쪽으로 내려와 서울에 명륜유치원을 세우며 어린이 보육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동요를 작곡해 어린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는게 유일한 취미였습니다.

이 노래를 비롯해 할머니가 지금까지 작곡한 동요는 무려 500여곡이나 됩니다.

[정혜옥 : 작곡하고 어린이들하고 같이 생활하고 그런 게 소원이죠.]

남편은 '초록바다'등 주옥같은 동시를 남긴 아동문학가, 박경종 할아버지입니다.

정할머니는 1남 1녀의 자식이 있지만 외로운 노인들과 친구처럼 살겠다며 10여년 전 남편과 함께 이곳으로 이주했습니다.

[요양원 동료할머니 : 욕심을 안부리고 오직 다 바쳤다는데, 정말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구요.]

[정혜옥 : 남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요새 사람들은 보면 그런 여유가 없는것 같아요.]

순수한 마음으로 기부를 했다는 팔순의 할머니는 쏟아지는 세간의 관심이 오히려 부담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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