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논술고사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발표했습니다. 여기저기 고심한 흔적들이 많이 보이는데, 특히 논술고사에 영어 제시문을 사용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교육부 내에서 갈등이 많았다고 합니다. 격론 끝에 결국 논술시험 문제에 영어 제시문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또 수학이나 과학 등의 특정 과목, 특정 암기지식을 묻는 문제도 앞으로 논술고사에서는 출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어제 8시 뉴스를 포함해, 거의 모든 언론에서 논술고사 기준에 대한 뉴스를 크게 보도했습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논술 기준이라는 것이 말하자면‘이런 문제는 되고, 저런 문제는 안되고...’정부가 잣대를 가지고 대학들이 출제하는 문제를 통제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 말이죠.
특히 영어에 대한 평가를 전면적으로 금지시켰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예를 들어 수시모집을 통해 영문학과 전공 신입생을 뽑으려는 대학들은 과연 어떤 형태의 논술고사를 통해서 적당한 학생을 찾아낼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또 국제화 시대에 이렇게 정부가 대대적으로 나서서 영어시험을 보지 말라고 광고하는 모습을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한편 걱정입니다. 실제로 제가 알고 있는 한 대학의 입학처장에게 얼마 전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한 기자에게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이번에 교육부가 발표한 논술 기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전화를 한 것인데, 이 기자는 정부가 대학의 문제 출제하는 것까지 관여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왜 영어 시험을 못 보게 하느냐? 등 다른 나라의 관점에서 볼 때 이상하게 생각되는 것들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그 입학처장님은 이런 기사가 크게 확산된다면 정말 나라 망신이라면서... 인터뷰를 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논술 기준을 발표한 교육부 역시 이런‘논술 기준’이 단기용이라는 사실을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만난 교육부 한 관계자도 장기적으로 볼 때 이‘기준’은 당연히 없어져야 하는 제도라고까지 말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로서는 교육부가 이 논술 기준 언제까지 고수할 지 알 수는 없지만, 대학 입시에 대한 지나친 정부의 관여는 학생에게도, 대학에게도, 또 나라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