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오늘(31일) 제주에서 특별강연을 했습니다. 안기부 도청이 주로 문민정부에서 이뤄진 만큼 관심이 쏠렸지만, 김 전 대통령은 함구한 채 딴청만 부렸습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이 경영인들을 상대로 특별강연을 하러 퇴임 후 처음으로 제주를 찾았습니다.
공운영씨의 안기부 도청팀이 김영삼 정부 시절 재건됐고, 도청 내용이 오정소씨를 거쳐 김현철씨에게 보고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관심의 초점은 김 전 대통령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김 전 대통령은 강연에서 자신이 하나회를 청산하지 않았으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거라며, 스스로의 역할을 평가했습니다.
[김영삼 / 전 대통령: 진실은 밝혀지고 정의는 승리한다는 역사의 진리를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교훈으로 들려줄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도청 파문을 의식한 듯 준비된 원고만 낭독한 뒤 사회자의 거듭된 질의 응답 요청에도 불구하고 바로 자리를 떴습니다.
특강 전후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도 일절 응하지 않았습니다.
[김영삼/전 대통령: 아유 아유 아이고... (도청 파문이) 요즘 온 국민의 관심산데...]
국회는 내일 정보위원회를 열어 안기부 도청 파문의 진상에 대한 국정원의 자체 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향후 대처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