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인삼이란 간판이 눈길을 끕니다.
8평 남짓한 사무실을 지키는 홍광표 사장.
한때 이 거리에 있던 개성 인삼 가게 가운데 유일하게 송도상인의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1989년 창업주 홍순호옹이 작고한 뒤 2대째 가업을 대물림해오고 있습니다.
창업주는 개성에서 과수원을 해서 번돈으로 인삼농사를 짓다가 한국 전쟁 직전, 월남했습니다.
서울에서 터를 잡고, 장사를 하다가 강화와 포천지역에서 처음으로 개성 인삼농사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인삼 장사로 돈을 모은 그는 지난 1964년, 인삼 유통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홍광표 대표/송도삼업 : 개성이 옛날부터 인삼 고장 아니에요. 그래서 누구나 개성분들은 인삼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어요. 64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삼농사에 투자를 하신 거에요.]
'고려 인삼진흥'이란 상호로 출발한 가게는 수출 전담업체인 '진흥 삼업'은 큰아들에게 내수 전문인 '송도 삼업'은 조카인 홍사장에게 맡겼습니다 .
고려인삼의 우수성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진흥삼업은 지난 1979년에는 연간 수출액이 50억원대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세계 인삼 시장에서 인삼 종주국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연간 수출액은 10억원대로 감소했습니다.
군 제대 후, 작은 아버지 일을 돕던 홍사장은 대형 백화점 매장개척에 나서서 90년대 중반에는 서울시내 모든 유명 백화점에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내수 역시 하락세를 보이는 요즘, 서울 시내 백화점 단 한곳에만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백화점에 납품할 수삼은 사무실 뒤켠 작업장에서 포장을 합니다.
전북 김제 인삼밭에서 직접 농사를 지은 인삼은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고객 : 잔뿌리도 많고 싱싱하고 아주 좋은 것 같아요.]
[고객 : 믿을 수 있는 곳이 여기라서 선호하고 있거든요.]
과거에 비해서 사업영역이 위축됐어도 반세기 가까이 고객들의 신뢰를 받아온 장수 비결은 송상의 전통인 '신용 제일주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홍광표 대표/송도삼업 : 절대로 남을 속이면 안된다는 거. 양심을 올바르게 해서 장사를 하고 끝까지 신용을 지켜야지 장사를 끌고 갈 수 있다.]
전형적인 송상이었던 창업주는 '개성 짠돌이'라고 불릴 정도로 근검절약을 생활화했지만 일단 믿음이 가는 사람에 대해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서울시 영농인삼 판매 조합장 김성태옹은 35년 전 인삼사업에 실패한 뒤 창업주 홍순호 옹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김성태 조합장/서울시 영농인삼 판매 조합 : 인삼포를 사든지 인삼 경작을 하던지 할 수 있는 돈이 얼마를 가지면 하겠느냐 해서 (내가) 지금 당장 1억 5천만원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1억5천만원을 당장 줬어요.]
한때 국내 인삼업계를 주름 잡았던 송도 삼업!
그러나 최근 담배인삼공사와 농협이 내수시장에 주력하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홍사장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홍광표 대표/송도삼업 : 고려 인삼하면 우리나라가 종주국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힘들어도 대를 이어갈 겁니다.]
신용과 양심을 생명처럼 여긴 송도상인의 정신이 험난한 세월의 무게를 이겨낸 비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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