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엔 처절한 조선 수군의 패전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와신상담하는 이순신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관심을 끌었던 대목은 선조를 비롯한 조선 조정과 대다수의 장수들이 12척 남은 배로는 천여척이 넘는 일본 수군과 대항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수군을 없애고 육군에 통합하라는 명령을 내린 뒤 이순신의 대응이었습니다.
그는 계속 수군으로 싸울 지, 아니면 육군으로 갈 지를 최전선에서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부하들에게 묻기로 하죠. 이 때 경상우수사 배설을 비롯한 많은 장수들은 이순신이 무슨 호언장담과 허언을 해도 추락할 대로 추락한 조선수군을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웃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이순신이 택한 것은 호언장담도 허언도 아니었습니다.
"지난 6년간 나와 함께 싸워 진 전투가 없었다. 그만큼 질 만한 싸움에 부하들을 사지로 내모는 무모함도 없었으며, 늘 이길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나도 승리를 확신하지 못한다. 그만큼 전황은 어렵고 울돌목의 거친 역류는 우리에게도 적이 될 것이다. 그래도 그대들이 나를 믿고 싸우고자 한다면 기꺼이 앞장설 것이다. 대장선이 앞설 것이다. 나를 믿고 싸울자 나를 따르라 " 뭐 대략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순신이 지닌 가장 큰 무기는 뛰어난 지략도, 성능놓은 화포도 아닌 인간을 설득할 수 있는 한 인간으로서 지닌 '솔직함'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솔직함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통합의 힘을 극대화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하게 됩니다.
경제관련 칼럼에 왜 이런 장광설을 늘어 놓나 싶겠지만 국내 최고의 기업 삼성이 어제 발표한 사과문은 이런 '솔직함'과는 너무도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안기부 불법 도청의 파문과 관련된 이 사과문엔 아주 원칙적인 몇 마디 말로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사과한다. 투명 경영 원칙을 지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도 물론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나 물의를 빚은 것은 자신들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된 의혹이 아니라 도청의 불법성과 무책임한 언론의 보도에서 비롯된 것이고, 자신들의 좀 억울하다는 인식을 노골적으로 내비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일부 보도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도 삼성은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도청의 불법성과 무책임한 언론보도는 지양돼야 할 사실임이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삼성이 저지른 것으로 의심받는 탈법적, 일탈적 기업활동이 이런 식으로 유야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더더욱 아닙니다.
참여연대는 지금까지 삼성이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불법 정치자금의 규모가 8백억원대가 넘는다고 어제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건희 회장의 사재라고 삼성에서 주장하니 달리 증명할 길이 없는 저로서도 믿어줄 수 밖에 없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는 기업의 회계부정이 연루될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주주와 임직원, 나아가 국민들의 몫으로 돌려져야 할 기업 이익이 횡령당했다는 의혹을 부풀리기에 충분합니다.
삼성이 먼저 해야 할 것은 이런 과거의 관행을 털어버리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무슨 과오가 있었는 지를 먼저 고백하는 그 '솔직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솔직한 자기 반성이 없이 여론이 그러하니 고깝지만 할 수 없이 사과하고 이런 사과를 스스로 받아들여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듯한 오만함이 묻어나서야 어찌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기업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겠습니까?
삼성공화국이라는 비판적 기사들을 잠재우기 위해 사장단이 특별회의를 갖고 사회공헌 활동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한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노력도 삼성이 보여주는 '솔직함', 그 진솔함이 갖는 용기와 진정성을 대체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Dow 10,596.48 (-54.70P, -0.51%)
Nasdaq 2,166.74 (-13P, -0.6%)
S&P500 1,229.03 (-4.65P, -0.38%)
유가 상승과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관망분위기 속에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를나타냈습니다.
여전한 주택경기의 활황을 보여준 6월 기존주택 판매실적 등에 힘입어 오전 한때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던 증시는 유가가 강세로 돌아서고 이번주중 잇따르게 될 2분기 성장률 발표와 기업 실적에 대해 신중론이 대두되면서 상승세가 꺾였고, 최근 상승에 대한 경계심리도 어느 정도 작용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용카드 업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면서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고,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놓은 복사기 업체 제록스는 6% 이상 떨어졌습니다.
인텔과 AMD등 주요 반도체 업종이 부진을 보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소폭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장 마감 직후 실적을 내놓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순이익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넘는 6억 2천8백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됩니다.
종합주가지수 1,089.70 (+15.48P)
코스닥지수 528.95 (+7.44P)
원달러환율 1,022.70 (+1.40원)
국고채3년물 4.05%(+0.02)
뚜렷한 호재가 없는 가운데서 증시는 프로그램 매매의 위력을 실감하며 다시 1090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조정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을 무색케 하는 파죽지세입니다.
위안화 절상으로 인한 환율 충격은 지난 주말의 급락세로 일단 마무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풍부한 유동성이 지속되면서 증시는 날개를 단 형국입니다. IT관련 대형주들과 견실한 금융, 내수관련주들이 상승을 주도하는 형국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다만 오늘 발표되는 한은이 2분기 GDP성장률 발표는 시장에 한 차례 작은 산이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절대적인 성장률의 수치도 중요하지만 2분기에도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수출의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3-4분기를 낙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1분기 보다는 좀 나을 것이라는 예상들이 있기는 합니다.
주가는 이렇게 작은 산들을 넘어가면서 종목간, 투자주체간 순환매수를 기반으로 견실한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씩 조정을 받을 때마다 우량주들을 사모으라는 전문가들의 충고를 흘려들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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