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화재로 집과 아버지를 한꺼번에 잃었던 소녀가장이 새 집을 선물받았습니다. 작은 집이 가져다준, 큰 희망.
테마기획, 김용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의 외곽지역.
밭 사이로 난 좁은 길을 따라 한참을 가면 비닐하우스 집들이 나옵니다.
창문 하나 없는 세평 짜리 찜통 비닐하우스.
고3인 18살 주연이가 고모부네 세 식구와 함께 겨우 몸을 뉘이는 곳입니다.
원래 주연이가 살던 곳도 바로 옆 한칸 짜리 비닐 하우스였습니다.
어려서 엄마를 잃고 지난 해 11월 갑작스런 화재로 아버지와 집을 한꺼번에 잃고는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친딸처럼 보살펴 준 고모부가 늘 고맙지만 책을 펼칠 공간도 땀을 씻을 곳도 마땅치가 않았습니다.
[김주연/18살 : 그냥 일주일에 한번씩 목욕탕 가요. (집에서는 거의 못 씻고요?) 네.]
오늘 주연이는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보증금 천만원에 월세 20만원 짜리 작은 원룸이지만 생전 처음 갖는 내 방입니다.
복지사들이 주연이 돕기에 나선 끝에 얻은 결실입니다.
[임주현/서초구청 사회복지사 : 너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가지고... 이 아이의 사연에 대해서 동감하시고 바르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뜻을 많이 모아주시더라구요.]
여느 여학생 처럼 옷정리도 하고 작은 화장대 앞에서 멋을 부려보기도 합니다.
평생 소원이었던 컴퓨터도 받았습니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이웃 주민들의 발길도 하루종일 이어졌습니다.
[사회복지사 되고 싶은데... 저 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희망의 공간을 갖게 된 주연이의 다부진 다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