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거액의 분식회계 등으로 기소된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은 오늘(15일) 하루에만 두 건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이 부정을 부추기는 건 아닌지 외국의 사례와 견주어 짚어봅니다.
심석태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법원은 그제 월드컴 회계부정 사건 당시 최고경영자였던 버나드 에버스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역시 회계부정으로 기소된 아델피아커뮤니케이션스의 창업주 존 라이거스에 대해 징역 15년이 선고됐습니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오늘 거액의 분식회계 혐의로 기소된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에 대해 범죄 혐의를 두개로 나눠,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씩을 선고했습니다.
인정된 분식회계가 2조 천 4백억원에 사기대출금액도 6천억원에 이르지만 범죄혐의를 시기별로 2개로 나눈 뒤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 입니다.
"외환위기 전에는 분식회계가 관행처럼 이뤄졌고, 동아그룹을 대기업으로 성장시키고 리비아 대수로 공사로 국위를 선양한 점 등을 감안했다"는 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입니다.
[윤순철/경실련 정책실장 : 명백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인에게 사법부가 면죄부를 준것은 사법부가 법집행을 포기한 것과 다름이 없고, 이 판결이 다른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을 감안할 때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최씨는 지난 97년 노태우씨에 대한 비자금 사건 때도 1심의 실형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경돼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불러온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