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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받으러 귀국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한 어학원. SAT(美 수학능력시험) 전문‘ 이라는 광고 문안이 크게 걸려있는 학원 로비에는 영어를 마치(?) 미국 학생들처럼 자유롭게 구사하는 고등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해보니 대부분 초등학교 때 혹은 중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한 어학원. 'SAT(美 수학능력시험) 전문‘ 이라는 광고 문안이 크게 걸려있는 학원 로비에는 영어를 마치(?) 미국 학생들처럼 자유롭게 구사하는 고등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해보니 대부분 초등학교 때 혹은 중학교 때 해외로 조기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이었습니다. 요즘 방학을 맞아 잠시 귀국한 것인데, 2개월 남짓한 방학기간동안 SAT 점수를 올리기 위해 학원을 다닌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SAT 전문학원은 미국 전역에 걸쳐 널려 있습니다만, 이 학생들은 한국에 있는 어학원이 오히려 SAT를 더 잘 가르쳐 준다고 말하더군요. 100점, 200점 이렇게 점수를 확 끌어 올리려면 매일, 그것도 대여섯 시간씩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치는 한국 스타일이 제격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강남에 있는 다른 학원을 찾았습니다. 이 학원은 수학으로 유명한 학원인데, 여기서도 역시 방학을 이용해 한국으로 돌아와 과외를 받는 조기유학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수학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는 그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왜 한국 교과서를 공부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했습니다. 물어봤더니... 일종의 ‘보험’ 차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웬 보험? 사정은 이렇습니다. 해외로 조기유학 간 학생들 대부분은 미국에 있는 대학에 가는 것을 원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대학에 진학을 해야 할 경우도 종종 생기기 때문에 이렇게 틈틈이 한국 교과목을 떼어놓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한국에서 수학공부를 하고 다시 외국으로 건너가면 적어도 수학 과목에서는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내공이 쌓인다는 겁니다.


이렇게 조기유학을 떠났다가 방학에 과외를 받기 위해 돌아오는 이른바 ‘역유학생’은 3-4천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 수치가 해마다 늘고 있는데, 아무래도 조기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이 한해 만 명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역유학생’도 자연스레 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로 유학을 보내느라 돈 들고, 다시 역유학 시키느라 돈 들고... 이래저래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왜 조기유학을 보내느냐? 이런 질문에 상당수의 학부모들은 ‘한국에서 교육을 시키면 사교육비가 너무 많이 든다. 이렇게 사교육비로 돈을 낭비하느니 아예 해외로 유학을 보내는 게 낫다'는 식의 답변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역유학’ 현상을 바라보면 별로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사교육이 싫어서 떠난 한국에, 사교육을 받으러 일부러 되돌아오는 모습... 참 아이러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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