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후반의 주부들이 진열되어 있는 빵을 보면서 열띤 토론을 나누고 있습니다.
빵을 먹는 와중에도 그 토론은 멈추지 않습니다.
쉬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제과, 제빵에 관한 아이디어와 의견들.
대체, 이 주부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전상민 대리/제과업체 광고프로모션팀 : 제빵관련된 트렌드나 각종 시즌 이벤트같이 중요한 마케팅 이벤트에 대해서 의견들을 물어보는 제도거든요.]
이 사람들은 일반 소비자들로 구성된 프로슈머로,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제품 품평과 소비 패턴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됩니다.
원래 프로슈머란 말은 프로듀서, 즉 생산자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의 합성어.
생산자이면서 소비자이며, 소비자이면서 생산자라는 뜻을 가진 21세기 신 경제용어입니다.
기업은 이들을 통해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느끼는 체험과 아이디어를 얻고, 프로슈머들은 기업을 통해 일정의 활동비 내지는 상품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이 주부들의 아이디어는 매장 곳곳에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진숙(36세)/결혼 8년차, 프로슈머 1년차 : 저는 얼려먹는 빵도 나왔으면 생각을 했었거든요. 얼려먹는 빵 대신에 시원한 빵도 빵의 질감도 살고, 또 빵의 시원한 느낌 때문에 굉장히 식욕을 당길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부들의 적극적인 프로슈머 활동은 기업들의 마케팅 효과뿐 아니라 잠재되어 있는 여성 인력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도 크게 환영받고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4명의 프로슈머는 '전업 주부 10년차 이상인 베테랑 주부'이면서, 동시에 이 회사의 정식 직원이기도 합니다.
[한정엽 과장/식품업체 브랜드 매니저 : 기존 주부들은 문제점만 얘기하지만, 프로슈머들은 개선책까지 제시한다.]
그들은 신제품의 기획에서 최종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 투입되어, 주부들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아이디어와 의견을 제공해줍니다.
또 하나, 해외여행의 기회까지 얻을 수 있는 프로슈머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초저가의 가격으로 미용업계 돌풍을 일으켰던 한 화장품 회사.
얼마전, 해외 진출에 성공한 한 이 회사는 특별히 선별한 프로슈머 18명을 통해 미국, 프랑스를 비롯한 6개 나라의 시장조사를 할 계획입니다.
이 회사가 이렇게 프로슈머에게 큰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프로슈머'의 힘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함판식 과장/미용업체 마케팅팀 : 처음 출시할 때 품질이 좋다면 가격이 저렴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아이디어를 주셨고요.]
기업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투자를 하는 것은, 또 다른 마케팅 효과가 숨어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재규 과장/식품업체 마케팅 전략팀 : 입소문 마케팅, 구전에 의한 마케팅은 18억원 정도무형의 자산 가치가 있다.]
가장 무섭지만, 가장 강력한 효과를 가진 주부 프로슈머들의 수다를 이용한 구전 마케팅은 회사 건물을 떠나 가정 깊숙이 들어와 있기도 합니다.
아기와 몇몇의 주부들이 거실에 모여있습니다.
잠시 후, 한아름의 피자와 기저귀를 든 낮선 사람의 방문이 이어집니다.
[김현동/유아용품업체 마케팅팀 : 현장에서 애기들하고 같이 노는 모습도 실제로 보면서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받고 있는 자리입니다.]
기저귀를 만들고 있는 이 회사에서는 제품의 특성상, 외출이 힘든 엄마 프로슈머를 위해 가정방문 이벤트를 진행중입니다.
초보 엄마들과 베테랑 주부사이에서 오가는 대화속에, 실제로 많은 제품 아이디어가 쏙쏙 발견되기도 합니다.
[어떤 어머니가 제안해주시기를, 여자는 생리대 오버나이트가 있는데, 왜 아기에게는 밤에 차는 기저귀 오버나이트는 왜 없느냐...]
우리가 미처 몰랐던 제품들의 작은 변화에 주부 프로슈머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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