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중흥기를 맞았다는 우리 영화계이지만, 그 내부에선 배우들의 몸 값을 둘러싼 거품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화 한편을 만드는데 필요한 비용을 보면 인건비, 촬영비, 홍보비 등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문제는 전체 제작비 중 출연료의 비율만 20%에 이르고, 그 중에 주연배우 한명이 가져가는 돈은 전체 출연료의 절반. 그러니까 총 제작비의 10%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소위 특A급에 속하는 이런 배우들은, 영화 한편의 출연료가 4억원에서 5억원 가까이이 되는데요, 한 유명 영화감독이 이런 현실을 꼬집고 나서면서, 충무로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김희남 기자입니다.
<기자>
먼저 포문을 연 사람은 충무로의 대표 제작자인 강우석 감독입니다.
지난해 '실미도'로 1000만 관객시대를 연 강우석 감독은 배우 최민식씨가 수익지분을 요구해 선생 김봉두의 배역을 차승원으로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강 감독은 또 송강호씨도 지분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어 자신의 영화와 인연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유명배우들의 제작 수익지분은 많게는 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제작가협회측도 높은 출연료가 수익을 내는 한국영화가 한해 10편도 안된다고 밝혔습니다.
[김형준/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 : '더 큰 발전을하려면 내부적인 문제들을 정리하고 넘어가자' 라는 의도에서 이 문제를 대두시켜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배우들과 연예기획사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영화마다 다른 조건으로 계약해 모두 수익지분을 요구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왜곡이며 그런 사실조차 없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상범/브라보엔터테인먼트 이사 : 저희에게 소속된 배우들의 실명이 거론되었고, 실명으로 거론된 내용들이 사실과는 전혀... 근거가 없을뿐만 아니라...]
송강호씨 측도 강 감독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그러나 내일(28일) 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배우들의 출연료 실태와 연예기획사의 무리한 요구 행태를 폭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천만 관객시대와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으로 모처럼 르네상스를 맞은 한국영화 산업에 다시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