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과속과 신호 위반이 교차로에서 동시에 일어났다면 어느쪽이 더 잘못한 것일까요? 이 교차로에서 화물차 한 대가 빠르게 가로질러 달리는데, 맞은편에서는 승용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갑자기 뛰어듭니다. 결국 이 두 차량은 충돌했고 대형사고가 났습니다.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줬을까요?
곽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차량통행이 많은 사거리, 크고 작은 신호를 위반하는 차량에다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고 과속하는 차량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과속하는 차량과 신호를 위반한 차량이 충돌할 경우 어느 쪽이 책임을 져야 하느냐입니다.
실제로 지난 99년, 평택의 한 사거리에서 화물차를 몰고 직진하던 김모씨는 신호를 위반해 좌회전 하던 승용차와 충돌했습니다.
[김모씨 부인 : 우리는 직진신호가 이미 켜져 있으니까 달려갔고요, 그쪽에서는 차가 없다 싶었는지 2차선에서 갑자기 (튀어 나왔어요.)]
문제는 김씨의 과속.
제한속도가 시속 80킬로미터인 곳을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으로 달렸고, 서울고등법원은 김씨에게도 20%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김씨가 비록 과속을 했지만 신호위반 차량까지 예상해 사고 예방조치를 취할 의무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정석/대법원 공보관 : 다른 운전자들도 교통신호를 준수할 것이라고 믿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와같은 신뢰를 저버린 상대방 운전자에게 교통사고 발생에 관한 모든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과속을 했던 김씨는 전혀 책임이 없다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 김씨가 사고 피해를 모두 배상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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