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레저파크를 개발한다며 울창한 숲을 파헤쳐 놓고는 13년째 방치해 놓은 곳이 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기동취재 김수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경기도 가평에 있는 군립공원 명지산.
울창한 산림 한쪽에 흉물스런 건물터가 보입니다.
원래 논, 밭 그리고 임야였던 13만8천 평방미터의 땅이 파헤쳐져 짓다만 건물이 13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지난 93년 한 개발업체가 군립공원 안에 레저파크를 만들겠다며 공사를 시작했다가 9달만에 부도로 중단한 탓입니다.
어른 키를 넘는 잡초, 사방에 널린 건축 폐자재가 주변의 경관까지 해칩니다.
[장재일/인근주민 : 애들 데리고 살기도 무섭고 관광객도 한 번 오면 다시 오지도 않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민원 제기로 경기도가 뒤늦게 감사를 벌인 결과 군청이 애초 업체의 자산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문책지시를 내렸지만 허가를 내준 공무원은 이미 퇴직한 뒤였고 실무를 맡았던 공무원은 책임이 없다는 태도입니다.
[허가당시 실무 공무원 : 뭐 13년 전에 한 일을 나한테 가지고 오면 내가 어떻게 알어? 공무원이 평생 책임을 지는거야?]
개발업체의 사장은 바꼈지만 땅과 공사대금 등을 둘러싼 소송에까지 휘말리면서 공사 재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레저파크 사장 : 잘못된 건 사실이에요. 망한 사람이 뭐 할말이 없지. 망한 사람이 뭐가 있어? 수년동안 방치되면 망한거 아니냐고.]
수년동안 방치된 거면 망한거 아니냐고 하지만, 이 업체는 공사에 대한 권리를 유지하겠다며 지난해 다시 공사허가 신청을 냈고 군청은 대책 없이 이를 수용했습니다.
[담당 공무원 : 서류들을 맞춰가지고 사업을 하겠다고 들어왔을 때에는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거죠. 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저희가 검토를 할 수가 없는 거죠.]
개발업체의 무모한 공사 강행과 군청의 무책임 속에 울창했던 산림이 병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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