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기획했던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세계은행 총재로 추천한 것을 두고 국제사회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미국 강경세력이 돈줄까지 쥐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리포트, 워싱턴 김성준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언론은 울포위츠가 세계은행 총재에 추천된 것을 좌천성 영전으로 풀이했습니다.
좌천이란 라이스 국무장관을 축으로 하는 합리주의 세력에 밀려났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좌천성 영전론의 무게중심은 영전 쪽에 더 기울어 있습니다.
울포위츠에게 자유의 확산이라는 새 독트린을 경제분야에서도 실천하라는 부시의 뜻이 담겨 있다는 분석입니다.
[부시/미국 대통령 : 전세계에 자유를 확산시키는 것이 미국의 평화를 얻는 최고의 희망입니다.]
세계은행 총재는 한해 20조원에 이르는 개발 지원금을 어느 나라에 얼마나 나눠줄지 결정합니다.
돈을 줄테니 미국 말을 들으라는 요구가 가능합니다.
울포위츠는 이런 계산을 계몽적 자기 이익, 즉 남을 도와주면 자기도 만족을 얻는다고 에둘러 표현했습니다.
[울포위츠/미 국방부 부장관 : 빈곤퇴치는 고고한 임무일 뿐 아니라 '계몽적 자기 이익'이기도 합니다.]
유럽의 지도자들은 오는 22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회담에 울포위츠 추천문제를 급히 의제로 넣었습니다.
세계은행 이사회가 오는 31일 선출 표결에 앞서 후보 사전 면접을 실시하기로 한 것도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세계은행 총재는 24개 나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85%의 지지를 받아야 선출되는데 유럽 표만 30%에 이르기 때문에 미국에게는 작지 않은 부담입니다.
다급해진 울포위츠는 세계은행에 미국의 뜻을 강요하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벌써 미 국방장관 출신인 맥나마라가 총재를 맡았을 당시 세계은행이 미국의 냉전논리에 크게 휘둘렸던 사실을 다시 상기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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