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지금까지 직권상정으로 법안이 처리된 사례가 이번으로 14번째에 그칠 정도로, 직권상정은 법안처리를 위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회의장에게 주어진 권한에 의거해 제한적으로 시행돼 왔다.
직권상정의 정의는 국회의장이 국회법 85조에 따라 각 위원회에 계류된 채 의결을 거치지 않은 의안을 본회의에 직접 상정, 법안처리의 길을 열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직권상정의 이유는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행정도시건설특별법의 내용에 반발, 본회의로 통하는 모든 법안의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 회의장을 점거해 법사위 차원의 심의.의결이 불가능한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이번에 이뤄진 의장 직권상정은 제도가 도입된 지난 9대 국회(1973년) 이래 14번째이다.
이날 처리된 4건을 합해 지금까지 모두 51건이 직권 상정의 곡절을 겪은 끝에 법으로의 생명을 얻었다.
본회의 직권상정의 효시는 12대 국회 때인 1985년 12월 16일 방송법 등 11건의 의안처리로 거슬러 올라가며, 12대 국회 때는 모두 2차례 직권상정을 통해 13건의 의안이 통과됐다.
이어 13대 국회에서는 광주민주화보상법 등 3건의 의안이 본회의에 직권상정됐으나 2건만이 처리됐다. 14대 국회 때는 사례가 없었다.
15대 국회 때는 모두 7차례에 걸쳐 정부조직법 등 20건의 의안이 본회의에 직권 상정됐으나 여야간 추후 합의를 거쳐 대안을 처리했고, 16대 국회에선 동티모르 파병연장동의안과 방송법 개정안 등 2건의 의안이 2차례에 걸쳐 직권상정됐다.
17대 국회 들어서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1월 1일 새벽까지 해를 넘겨 계속된 본회의에서 '4대 쟁점법안' 중 하나인 정기간행물법 개정안 등 9건의 안건이 직권 상정돼 가결되는 등 2차례에 걸쳐 의안 13건이 의장의 손에 의해 본회의에 올려졌다.
한편 이날 연기.공주 행정도시법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앞두고 김덕규 의장 직무대리의 직권상정이 실제로 가능한 지 여부를 놓고 여야간 법리해석 공방을 펴기도 했다.
특히 한나라당 일부 의원은 직권상정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폈으나, 결국 김 의장 직무대리가 장기외유중인 김원기 의장으로부터 직권상정 권한까지 포괄적으로 위임받았다는 유권해석이 나와 논란은 정리됐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의장 직무대행은 본회의 사회권과 의장이 지시한 특정 안건만 상정할 수 있는 제한된 권한을 갖는 반면, 의장 유고시 포괄적 권한 위임을 받는 직무대리는 의장과 다름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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