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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백두대간 지명' 멋대로 개명

<8뉴스>

<앵커>

일제가 천왕봉을 천황봉으로 바꾸고 삼각산을 북한산으로 둔갑시켰는데도 우리 당국은 수십년이 넘게 모르고 그대로 놔뒀다. 백두대간 창지개명, 그 오욕의 역사를,

김정윤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속리산의 주봉인 '천황봉'은 조선시대 말엽까지 '천왕봉'이라 불렸습니다.

하지만 일제는 1914년 행정구역 강제 개편을 통해 임금 '王'자를 은근슬쩍 일왕을 뜻하는 '皇'자로 바꿔쳤습니다.

서울의 병풍, 북한산의 원래 이름은 삼각산이었습니다.

녹색연합이 조사한 결과 이렇게 일제가 제멋대로 바꾼 지명은 전국적으로 22곳.

임금 '王'자를 '皇'으로 바꾸거나, 날일변을 붙여 '일본 왕'을 뜻하는 글자로 바꿔 버린 곳이 9곳이나 됐습니다.

거북이 전설이 깃들어 거북 '龜'자를 쓰던 마을 이름도 간편하게 쓴다며 아홉 '九'자로 바꿔버렸습니다.

강원도 동해에 있는 두타산과 청옥산은 서로 이름이 뒤바뀌었습니다.

그렇지만 잘못된 이름을 바로 잡기는 커녕 바뀐 사실조차 알지도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김제남/녹색연합 사무처장 : 과거사를 청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만, 여전히 우리 정부는 이를 위한 인력과 예산, 이를 만들기 위한 전문가를 통한 매뉴얼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해방 60년, 과거사 청산 작업엔 '창지개명'된 백두대간 우리 땅의 본래 이름을 되찾는 일도 마땅히 포함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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