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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내일(22일) 국회에서 열립니다. 청문회를 앞두고 법조 출입 기자 중에서 누가 양 후보에 대해 증언을 해 줄 사람이 있느냐는 문의가 오기도 했고, 또 개인적으로 어떤 사람이 대법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취재기자가 취재원에 대해 증언을 하러 나간다는 건 상식적으로 좀 곤란하다는 판단에 따라 기자단 차원에서 사양을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대법관 일반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에는 답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더군요. 명색이 법조를 몇 년씩이나 출입한 사람이 그런 문제에 대한 의견도 하나 없냐고 추궁을 당할지도 모르니까 말이죠. 다음은 제가 정리해본 대법관의 자격에 대한 생각입니다. ▶ 대법관은 법에 대한 마지막 해석자 먼저 대법관은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요. 대법관은 법에 대한 마지막 해석자입니다. 물론 헌법재판소가 있지만 기능이 많이 다르죠. 헌법재판소는 자신이 미국의 연방대법원과 같은 기능을 한다고 하는데 제가 볼 때는 헌법재판소는 연방대법원이 하는 기능의 일부를 맡고 있죠. 일반 국민들과 관련된 대부분의 법률적 쟁점에 대한 해석은 대법원이 맡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법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성문법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법원이 판결을 통해 새로운 법질서를 창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실질에 있어서 대법원은 관습과 조리를 발견하기도 하고 법과 현실 사이에 있는 괴리를 해석을 통해 메움으로써 사실상 현실에 적용되는 법을 창조해 냅니다. 법은 이렇게 해석되고 현실에 적용됨으로써 실질적인 법이 되는 것이죠. 이런 중요한 일을 하는 사법부를 대표하는 최고 법관들이 대법관들입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깊은 법률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할 것이고 또 실제 우리 법원에서 오랫동안 쌓여온 판례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내용은 오랫동안 재판 실무를 해왔던 경력법관의 경우는 대체로 별 문제가 없는 부분일텐데, 앞으로 외부 인사들이 대법관에 포함될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 대법관은 사회에 대한 균형된 식견을 갖춰야 다음으로 사회에 대한 균형된 시각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현대 사회는 너무나 복잡하여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던 좁은 세계에 대한 지식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소식들, 경제 문제, 남북 문제, 국제 통상 환경, 외교, 교육, 복지 등등의 실상과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법률은 그런 현실 속에서 계속 새롭게 해석되어야 하고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법은 현실과 따로 노는 법전 속의 괴물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죠. 마치 프로크로테우스의 침대처럼 말입니다. 이를테면 저는 최근에 있었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의 글을 선거법 위반으로 본 것(물론 법 자체에 그런 여지를 남겨둔 것 자체가 문제였습니다만)은 이런 현실에 대한 인식의 부족을 드러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이 자기를 드러내고 자기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홈페이지에 아무나 들어와 쓸 수 있는 게시판을 만들어뒀는데 칭찬한 글은 문제삼지 않고 비판한 글만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해서 유죄 판결을 내린다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런데 4명의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그것도 여성에 직전 대법관보다 9기수나 젊어서 파격으로 불리던 김영란 대법관이 주심인 상태에서 그런 판결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런 문제가 간단치 않아 보인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형식적으로는 맞는 판결이겠지만 종합적으로 균형된 시각을 놓고 보면 아니란 말이죠. 이런 사회에 대한 균형된 시각은 바로 사실 인정, 사실 판단에서부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판결에 사람은 없다" 또 하나, 개혁이니 반개혁이니 하는 것은 사법부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정치권에서 할 말이죠. 사법부는 법에 기초하여, 균형된 시각으로 발견하고 인정한 사실을 놓고 판결을 하면 되는 것이죠. 여기에 하나 더 붙이고 싶은 것은 인간에 대한 애정입니다. 이건 모든 공직자, 다른 사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사람에 해당하는 일이죠. 물론 이 부분은 기자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하는 것이겠지요. 이런 사람들이 판결에서 법과 사실에 매몰되어 버리면 우리는 숨을 쉬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람 냄새, 땀 냄새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야 판결의 대상이 승복할 수 있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내용 몇 줄이라도 판결문에 언급이 된다면, 이를테면 왜 당신의 억울함은 알겠으나 법은 달리 도와줄 수 없는지를 한 마디만 해준다면 패소 판결을 하고도 법원을 욕하는 사람은 줄어들 겁니다. 실제로 미국 판례들을 보면 그런 판결문이 많습니다. 연방대법원 판결은 물론이고 하급심에도 있지요. 법과 인간 사이에서 고뇌하는 대법관의 모습은 사법부를 인간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이런 인간에 대한 애정은 사회에 대한 균형된 시각을 갖는데, 편견을 벗어던지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이러한 인간에 대한 애정은 사법부를 판사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바꿔 나가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판결문 문구 하나부터 각종 서식이나 재판 진행까지, 국민들이 덜 불편하고 덜 고통스럽게 만드는 일, 무조건 변호사나 법무사 한테 가서 만들어 오라고 퉁퉁거리지 않고 자세하고 따뜻하게 안내해주는 것 등등이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없이는 되지 않습니다. 최근 유행처럼 인권을 강조하는데 그래도 아직 현장에서는 먼 얘기입니다. 대법관은 이런 일에까지 마음으로부터 관심을 갖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법부의 핵심적인 제도나 행정 절차 등은 대법관 회의에서 결정이 되니까요. ▶ 이번에도 맥빠진 청문회 될까... 지난번 김영란 대법관 인사청문회는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그리고 누구 말마따나 휴가철이라는 외부 요인까지 겹치면서 사람들이 별 관심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지나갔습니다. 이번 양승태 대법관 후보에 대해서도 일반인들은 아마 큰 관심을 갖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양 후보에 대해서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다양성 확보라는 점에서 문제제기를 해 놓은 상태이고 일부에서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인준에 문제가 있을 정도의 하자를 갖고 있는 인물은 아닌 듯 합니다. 물론 청문회에서는 의외의 상황이 나올 수도 있죠. 이전처럼 의원들의 맥빠진 질의가 이어진다면 하나마나 한 청문회가 되겠지만요. 이번에는 의원들이 어떤 질의를 하는지 지켜볼 일입니다. |
대법관의 자격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양승태 대법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내일(22일) 국회에서 열립니다. 청문회를 앞두고 법조 출입 기자 중에서 누가 양 후보에 대해 증언을 해 줄 사람이 있느냐는 문의가 오기도 했고, 또 개인적으로 어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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