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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노숙자 "우리도 이웃과 함께"

<8뉴스>

<앵커>

가진 게 많아도 선뜻 남을 위해 내어놓기 힘든데 힘들고 지친 노숙자들이 어렵사리 번 돈으로 더 어려운 처지의 이웃들을 돕고 있습니다.

테마기획 김정기 기자입니다.

<기자>

18년째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는 42살 김씨.

오랜 노숙생활에 몸이 말이 아니지만 아침부터 회현동 곳곳을 청소합니다.

하루종일 땀 흘려 동네 곳곳을 쓸고 닦으며 동사무소에서 받는 일당은 2만원.

김씨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2년째 힘들게 번 돈의 절반을 주말마다 임시 교회에 찾아가 기부합니다.

[김 모씨/노숙자 : 조금이라도 없는 사람에게 (줘야죠). 나누면 행복을 찾을 수 있어요.]

김씨의 동료 노숙자 30여 명도 일주일 동안 갖은 일을 하며 모은 소중한 정성을 내놓습니다.

배고픔을 너무나 절실히 경험해봤기에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이렇듯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서는 이들의 발걸음은 이젠 일상이 되다시피 자연스럽습니다.

2년 전에는 태풍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이들에게는 제법 큰 65만원을 모았습니다.

힘들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직접 이재민들에게 집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남아시아 해일 피해자들을 위해 16만원을 전달했습니다.

[김용삼/목사 : 사회분위기가 너무나 굳어져 있고, 정말 제가 반성이 되기도 하고...]

이들은 돈이 생기면 하루 빨리 노숙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보람도 크다며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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