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농촌에는 외국에서 시집을 온 며느리가 부쩍 늘었습니다. 급격한 고령화에 아기 울음소리마저 줄어든 농촌에서 고향을 지키는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능숙하게 만두를 빚는 해로니마 씨.
지난 96년 필리핀에서 시집 왔습니다.
처음에는 말도 안 통하고 모든 게 낯설었지만 10년 가까이 지나면서 이제는 한국사람이 다 됐습니다.
5천평이 넘는 농삿일에, 1년에 5번 있는 조상님 제사까지.
시어머니는 늘 며느리 자랑입니다.
[김관옥/70, 시어머니 : 지금도 아무데나 앉으면 며느리 자랑밖에 할 게 없어요. 우리 아들, 내 마음은 동네에서 다 아니까...]
그리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커가는 두 아들이 해로니마 씨의 희망입니다.
[해로니마/필리핀 출신 : 앞으로 우리 애들이 우리가 못 하는 것 나중에 다 할 수 있으면 하는 그런 희망 갖고 있어요.]
강 따띠아나 씨는 카자흐스탄이 고향입니다.
시집 온 지 겨우 1년, 그렇지만 남편을 도와 90마리가 넘는 소를 키우고 집안 살림도 도맡았습니다.
두 달 뒤에는 첫 아이도 태어납니다.
[김영호/강원도 횡성군 : 앞으로도 아들 딸 낳고 열심히 살아아죠. 당신, 사랑해요.]
젊은이가 떠나고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 농촌.
외국인 며느리들이 전통을 이어가며 고향을 지키는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