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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제약사 '병원로비' 실태

<8뉴스>

<앵커>

제약업체들이 의약품을 팔기 위해 의사들에게 로비를 한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요즘은 좀 나아졌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SBS가 단독으로 입수한제약업체의 내부 서류에서 드러났습니다.

기동취재, 김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한 유명 제약업체의 거래처 판촉 서류입니다.

사장의 결재까지 받아 집행된 내역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한 병원의 원장과 임원들에게는 골프 접대를 했습니다.

웬만한 병원의 의사들에게는 고액의 주유권을 돌렸습니다.

한 지방 대학병원 의사에게는 휴가 기간 호텔비까지 지원했습니다.

심지어 병원 간부의 자동차 부품을 교환해 주는데 19만원을 쓴 경우도 있습니다.

의사와 친분을 쌓아 자사 제품을 처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적혀 있습니다.

제약업체를 찾아봤습니다.

영업팀의 달력에는 한 병원장의 생일이 체크돼 있습니다.

[장사하다 보면 더럽고 아니꼬운 일이 많습니다.]

이 제약업체 제주지점의 경우 지난해 말 석달 동안 8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판촉비로 9백만원이나 들었습니다.

매출 대비 판촉비 비율이 11%로 의약품 백원어치를 팔기 위해 의사들에게 금품과 향응 11원어치를 제공한 셈입니다.

제약회사측은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합니다.

[제약업체 관계자 : 영업사원이 원칙적으로 안 써야 되는데 어떤 지역을 공략하려면, 새로 친해지려면 비하인드(비공식적으로)로 술도 마시고...]

로비대상이 된 한 병원의 간부, 잘못된 관행임을 인정합니다.

[병원 간부 : (영업사원이) '불편한 사항 없습니까?' 하면 내가 '차가 좀 고장이 났거든'. 그렇게 해서 '자기(영업사원)가 차 잠깐 봐드리겠다' 하면 그런건 의뢰할 수 있는데, 의뢰한 건 제 잘못입니다.]

의약품 처방 권한을 갖고 있는 의사와 이들의 환심을 사야만 하는 제약업체.

이들 사이의 금품 로비 고리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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