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을 탈출한 국군포로가 53년만에 고향땅을 다시 밟았습니다. 한창 때 떠났던 청년은 어느덧 칠순을 훌쩍 넘긴 노인이 됐습니다.
남달구 기자입니다.
<기자>
엊그제(26일) 전역식을 마치고 반세기 만에 찾아온 고향.
고향민들의 따뜻한 영접에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얼떨떨하기만 합니다.
[남교태/탈북 국군포로 : 53년 간 매일 같이 몇 십 차례 그립던 꿈이 이루어지니 아마 하느님이 도와주신 것 같습니다.]
23살 청년이 칠순이 넘은 노인이 되어 돌아온 품속.
지나간 세월이 한스럽고 야속하기만 합니다.
부모님 영전에 절 한 번 올리지 못했던 불효자였기에 가슴이 더 미어집니다.
[아들 셋을 군에 보내 다 죽었다는 소식 들었을 때 오직 가슴이 아팠겠습니까.]
그립던 친지들도.
[상근 할매. 아, 상근 할매.]
생사를 넘나들던 옛 전우도 만났습니다.
[중호다, 중호. 야, 참 반갑다.]
목탄차가 다니던 아련한 옛길, 고향의 산천도 변했습니다.
[천지가 개벽한 것 같습니다. 지상 낙원입니다.]
고향 마을은 온종일 환영의 열기로 들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