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광복절에 발생한 박정희 대통령 부부 저격 사건을 담은 외교 문서가 31년만에 공개됐습니다. 한·일 관계가 단교 위기까지 치달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성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
재일 한국인 청년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 부부를 저격해 부인 육영수 여사를 숨지게 한 사건은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오늘(20일) 공개된 비밀 문서에는 이 사건의 처리를 둘러싸고 당시 단교 위기로 치달았던 한·일간 외교 교섭이 담겨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김종필 총리 등에게 "극비"라면서, "일본측 조치가 없으면 최후 경고를 한 뒤 단교 조치까지 불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외무부는 이 사건 해결의 지렛대로 소련과 수교하는 문제까지 한때 검토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을 김일성의 지령에 의한 남한 정부 전복기도 사건으로 규정한 박정희 정부는 조총련 해체를 관철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사실도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일본 경찰은 "문세광이 실탄 사용이 처음이라 박 대통령 저격에 실패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는 단독 범행임을 뒷받침 한다"면서 한국측 수사의 헛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공개된 문서는 서승·서준식 형제의 간첩사건과 사할린 동포 귀환 교섭, 한국인 원폭 피해자 구호 등 모두 4천여쪽에 이르며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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