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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옥탑방 할머니의 이웃 사랑

<8뉴스>

<앵커>

생활비를 지원 받는 여든살 할머니가 60년 동안 모은 전 재산을 이웃을 위해 내놨습니다. 할머니가 평생 어떻게 살아왔는지 안다면 그리 놀랄 결정도 아니었습니다.

테마기획에서 권영인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서울 신정동의 한 옥탑방.

5평 남짓 되는 방 한 칸에 80살 김춘희 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습니다.

해방 때 홀로 북에서 내려온 김 할머니.

19살 어린 나이에 시작한 타향살이는 그리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전쟁의 참상을 보며 할머니는 봉사활동을 결심했습니다.

[김춘희/80살 : 돌보니까 참 좋더라고, 환자들. 막 아프다 그러고 돌보고...]

전쟁이 끝난 뒤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모아 10여년 간 피붙이처럼 보살폈습니다.

과일행상에 막노동까지 하며 모은 돈을 이웃을 위해 써왔습니다.

[김춘희/80살 : 집 짓는 데서 벽돌도 지고 다니고 여자면 안되니까 남복 입고 벽돌 지고 일하다가 여잔 줄 알고 들키면 돈 타서 뺑소니 치고...]

4년 전 다리를 다친 뒤 생활보조금을 받아온 김 할머니는 아껴 모은 전재산 천만 원을 한 복지단체에 흔쾌히 내놨습니다.

[김춘희/80살 : 장애자들이 불쌍하잖아요. 휠체어라도 몇 개 사게끔 그거를 주면 좋겠다, 이 생각을 했는데...]

할머니는 자신이 숨지면 전세보증금 천5백만 원과 시신을 기증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50여년 간 자신을 사회에 바친 김 할머니.

그래도 여전히 부족한 마음뿐입니다.

[김춘희/80살 : 내가 있는 한은 해야죠. 내가 숨 쉬고 있는 동안은 주고 가야지, 가지고 가면 뭐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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