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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나간 것은 1월6일이지만, 삼성측에 102인치 PDP 수송장면을 촬영하겠다고 제의했던 것은 구랍 크리스마스 이브보다도 전의 얘깁니다. 데스크 지시로 접촉을 하면서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제품의 수송에 있어서는 보안을 워낙 신경쓰기 때문이지요. 삼성쪽에서는 내부검토 결과 '공개는 하겠는데, 보도 시점은 제품이 안전하게 현지 전시장에 들어간 뒤로 미뤄달라'고 제의해 왔습니다. 그래서 촬영은 구랍26일, 방송은 Las Vegas CES 오픈 직전인 6일 8시뉴스로 정해졌습니다. 원래 102인치 PDP는 삼성SDI에서 개발한 물건입니다. 아직 양산이 되는 물건이 아니고, 다루기가 조심스럽기 때문에 최초 개발 발표도 천안공장에서 이뤄졌습니다. 취재진이 가서 사진을 찍지도 않았고, 삼성 홍보팀이 촬영해 배포한 사진과 화면이 매체에 소개됐습니다. 그러니까, 따지고 보면 제가 기자로서는 처음으로 이 물건을 직접 대면한 셈입니다.
삼성그룹 내부에선 CES출품주체를 삼성'전자'로 정했습니다. 어차피 TV로 만들어 팔아야 할 물건이니, SDI가 만들어 놓은 모듈을 전자에서 가져다가 셋트화 해서 내보낸다는 것이죠. (쉽게 말해, 모듈과 셋트는 부품과 완성품의 구분입니다. SDI천안공장의 PDP모듈로는 집에서 TV시청이 안되지만, 이걸 가져다가 삼성전자 수원공장에서 가공을 하면 집에서도 볼 수 있는 TV'셋트(Set)'가 되는거죠.) 가로 2미터30, 세로 1미터30센티라고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 대면해보니 이 괴물은 정말 컸습니다. 그리고, 이 크기에 Full HD화질이 구현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죠. HD의 화질은 정말 뛰어나서, HDTV에 나온 영상을 방송용 카메라로 찍어 TV에 내 보면, 실제 물건을 찍어 TV에 냈을 때와 구분이 안갈 정돕니다.
6일 8뉴스 리포트의 첫 컷도 이런 점을 활용했습니다. 102인치 TV에 북극의 빙산위를 날아가는 화면을 play시켜두고, 저희카메라 앵글 가득 그 화면을 잡고 있다가 zoom-out했습니다. 그때 기술진 한명이 저희 카메라와 102인치 화면 사이를 쓱 지나가죠. 방송을 본 지인은, "테레비 수송작전 보여준다더니 웬 빙산이 나오나 했는데, 사람이 빙산앞을 지나가길래 깜짝 놀랐다. 그게 TV를 찍은 건줄은 나중에야 알았네."라고 하시더군요.^^
저희가 도착했을 때, 삼성전자 수원공장에선 특주품 케이스 하단에 이미 102인치PDP-TV를 실어놓고 최종 점검중이었습니다. 화면은 잘 나오는지 요모조모 살펴보기도 하고, 흠집이 나지는 않았는지도 꼼꼼히 살폈습니다.
가장자리 테두리 부분을 특히 공들여 닦길래 물어보니, "이게 그냥 칠이 아닙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3대째 옻칠을 전승해 온 인간문화재 손대현 선생에게 의뢰해 20일간 7차례나 옻칠을 했다는 겁니다. 진정한 '수제명품'을 지향한다는 것인데, 말을 듣고 보니 과연 다르더군요. TV받침대 부분의 기계 뿜칠과 비교해보면 정교함과 품격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에선 내수판매분에 대해서는 계속 옻칠을 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해외판매분에 대해서는 고민을 좀 해보겠답니다. 외국에선 '수제 옻칠'의 가치를 잘 모르기때문에 굳이 그렇게까지 해봐야 비용과 시간대비 효과가 별로 나지 않을것 같다는거죠.
이 제품을 '특별한 명품'으로 보이기 위한 장식은 '이름새기기'입니다. 우측 하단에, 제품구매자의 이름을 순은으로 새겨줍니다. 이번 CE쇼에 나가는 이 제품은 아직 팔린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일단 102인치 프로젝트를 지휘한 경영자의 이름 이니셜이 붙었습니다. 마지막 손질과 점검이 다 끝나고, 장정 10여명이 달려들어 본격적인 포장작업이 시작됩니다.
먼저 뽁뽁이 공기방울 비닐로 쌉니다. 그다음, 특주품 케이스 뚜껑을 덮습니다. 뚜껑 사진 한번 보시죠. 스트로폼 두께가 30cm에 이릅니다.
케이스 제작비만 5백만원이 들었답니다. 5백만원이면 42인치 PDP-TV 한대값이지요. 뚜껑을 덮은 뒤, 일단 공장건물 밖으로 끌고 나옵니다.그다음, 특주품 케이스 자체를 스티로폼으로 또 쌉니다.
그리고는 밀착성 필름으로 칭칭 감습니다.
국내 전자회사들은 지난 2001년, 당시 세계 최대였던 60인치급 PDP를 옮기다 도둑맞은 경험이 있습니다. 휴대폰을 컨테이너째 털린 적도 있지요. 가끔 '자작극'이니 뭐니 하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적어도 이 102인치 PDP의 경우는 손상되면 큰일입니다. 올해 CES를 대표하는 최고의 아이콘이 될 제품이니까요. 시퍼런 비닐로 칭칭 감긴 덩어리를, 이번에는 나무 박스에 또 집어넣습니다.
공항에서의 하역작업때, 지게차의 지겟발이 잘못해서 전용케이스 하단을 뚫어버릴까봐 취하는 조치랍니다. 나무는 노송을 씁니다. 노송은 다른 나무와 달리 단단하면서도 충격을 흡수하는 탄성 재질이라네요. 이렇게 해서 미국까지 보내는 수송비용을 따져보면 5천만원쯤 된답니다. 102인치 PDP-TV 국내 판매가격이 5천만원 좀 더 될 겁니다. 물건값만큼 운송비가 드는 셈이죠. 운송과정은 수원 삼성전자공장->인천공항 화물창고->적재->비행->통관->육로수송->라스베이거스 전시장 입고의 순으로 진행되는데, 총 47시간이 걸립니다. 이 과정에 6명의 전담직원이 동행합니다.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비행기에서는 사람과 물건이 따로 타고, 현지 공항 하역때는 현지 운송사가 작업을 하기 때문이죠. 그렇더라도, TV 한대 보내는데 사람 6명이 따라간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제목도 '국보급 수송작전'이 되었고, 저는 '수송이라기보다 경호에 가깝다'는 표현을 기사에 썼습니다.
대규모 전자전시회에 가보면, 대형TV가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합니다. 102인치 PDP 같은 괴물이 떡 버티고 있으면, 그것으로 분위기 압도, 시쳇말로 게임 끝입니다. 일본업체들은 나름대로 내실과 품질을 내세운 제품들로 방어에 나섰다지만, 전체 CE쇼 분위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휩쓸었을 것으로 어렵지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에 따라, 지금 우리 전자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기술로 계속 갔다면 우리가 소니를, 파나소닉을 이렇게 빨리 따라잡지 못했을 것입니다. 5년전의 판단과 결단, 노력이 오늘의 성공을 만들었듯, 우리는 또 그렇게 앞으로의 5년,10년을 준비해가야 합니다. |
국보급 수송작전
각 매체의 경제면을 연일 미국CES(Consume Electonics Show)의 한국 선전(善戰) 기사가 뒤덮고 있습니다. 직접 가서 취재할 수 없게 된 것이 아쉽지만, 미리 기획해 촬영해두었던 102인치PDP수송작전 리포트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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