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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겨울철 불법 밀렵 극성

<8뉴스>

<앵커>

겨울이 되면 말 그대로 춥고 배고파서 가뜩이나 살기 힘든 야생 동물들이 요즘 씨가 마를 지경이라고 합니다. 생명 경시와 환경 파괴의 주범인 불법 밀렵이 해마다 판을 치는데도 단속과 처벌은 있으나마나할 정도입니다.

기동취재 박정무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합천의 한 농가.

쌀 가마니를 벗기자 커다란 멧돼지가 축 늘어진 채 숨져 있습니다.

목덜미에는 올무에 눌린 자국이 선명합니다.

[윤희균/경남수렵협회 밀렵감시단 : 숨도 못쉬고 바로 질식해서 죽었어요. 자기는 내빼려고 당기고 올무는 딸려가지 않아서 질식했어요.]

멧돼지가 포획된 현장에는 덫에 걸린 뒤 괴로워했던 흔적이 곳곳에서 배어납니다.

멧돼지가 숨지기 직전 이리저리 움직이는 바람에 주변은 온통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근처에는 지금도 철사로 만든 덫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습니다.

[불법 밀렵꾼 : 잘못했다고 하는데 자꾸 뭘 물어요. 귀찮게. 법대로 처리하세요. 잡아 넣고 멋대로 하세요.]

허가된 구역을 벗어나 마구잡이로 야생동물을 잡는 일도 거리낌없이 벌어집니다.

금지된 총탄을 소지하거나 날카로운 흉기를 몰래 감춰 다니기도 합니다.

[구역 이탈 밀렵꾼 : 말은 안되지, 사실은. 우리 지역이 아니니까. (당연히 안되죠.) 좀 뺏기고 벌금 물면 되는거 아니겠소.]

해마다 불법 밀렵이 극성을 떨치고 있는데도 당국의 단속 장비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불법 밀렵을 하다 적발돼도 2-3백만원 정도의 벌금만 내면 그만이어서 밀렵꾼들은 무서울게 없습니다.

[김석봉/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현재의 처벌수위로는 밀렵을 근절할 수 없다. 시민들의 그릇된 보신문화도 확 바꿔야 합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밀렵꾼들은 모두 1만5천명, 밀거래 시장규모는 한 해 3천억원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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