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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하구 생태계 파괴 위기

<8뉴스>

<앵커>

분단 상황 속에서 비무장지대만큼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이 또 있습니다. 바로 수도권의 젖줄, 한강 하구입니다. 하지만 최근 개발바람이 불면서 위기에 처했습니다.

박수택 환경전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북서쪽 한강하류를 끼고 달리는 자유로.

철책 너머 뻘과 버드나무 군락 습지가 넓게 펼쳐졌습니다.

겉보기에는 황량해도 뭇 생명의 보금자리입니다. 버드나무숲 바깥에는 고라니 먹이가 되는 자귀풀이 널려있습니다.

고라니가 여기서 쉬어 간 듯 합니다. 고라니 꼬리털과 배설물이 곳곳에 보입니다.

둔치 숲과 논밭에서 고라니 떼가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강변은 큰기러기의 휴식처입니다.

떼를 지어 날아올라 장관을 이룹니다. 귀한 겨울손님 재두루미도 찾아왔습니다.

뻘밭을 뒤져 모이를 찾습니다. 뭉치 모양의 배설물이 흩어진 습지 가운데 무논이 바로 재두루미의 잠자리입니다.

[한동욱 박사 : 한강하구연대 대표 : 우리나라의 4대강 또는 5대강 중예요, 유일하게 하구둑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 지역은 하루에 2번, 밀물과 썰물이 들어오면서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강가 덤불숲에는 너구리 배설물이 수북합니다. 자기 영역을 과시하기 위한 '너구리 변소'입니다.

자연생태계가 유지된 것은 분단과 대치 상황에서 강둑에 세운 철책이 사람 발길을 막아준 덕분입니다.

[권철민 중위/육군 백마부대 : 철책이 국가를 경비하는 중요한 임무와 생태계를 보전하는 임무도 겸해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양, 파주, 김포로 개발 바람이 불면서 생태계는 망가질 지경입니다.

[이기섭 박사/한국환경생태연구소 : 새로운 도시가 형성되고 더불어서 배후도로가 만들어지는 것이 주변의 농경지를 잠식시킴으로 인해서 새들의 채식지를 많이 감소시키게 됩니다. 이것이 가장 큰 위협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환경부는 한강하구를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모둠살이 지혜가 절실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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