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경제에 상당부분은 국제 유가에 따라 심하게 출렁거립니다. 그런데 한밤에 텅빈 사무실에 대낮처럼 불 밝힌 곳이 정부기관이라니, 기름값 걱정하는 서민들에게는 어처구니 없을 일입니다.
김태훈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기자>
서울 중구 흥인동의 19층짜리 빌딩.
3층부터 8층까지 6개층이 환하게 불이 켜져 있습니다.
7층과 8층은 서울지방노동청이고 4층부터 6층까지는 근로복지공단, 그리고 3층은 고용안정센터의 사무실입니다.
밤 11시가 가까운 시간.
사무실에 있는 사람이라곤 당직 근무자 두명이 전부이고 나머지 사무실은 텅 비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대낮이나 다름 없습니다.
문이 잠긴 서울 노동청장의 방도 조명 스위치가 켜 있습니다.
공공기관은 2시간마다 각 사무실을 순찰하고 점검하도록 돼 있지만 규정은 있으나마나입니다.
당직 근무자들은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입니다.
[서울노동청 당직근로자 : 연말연시에는 근로자들 체불 관련해서 비상근무하고 있고요. 서울청은 계속 복잡한 일들이 많아요.]
또다른 공무원은 전등을 어떻게 끄는지조차 모른다고 했습니다.
[서울노동청 관계자 : 3년 6개월 근무한 저도 정확하게 스위치를 가지고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 못 돼요.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으면 거의 켜 놓고 있는 상태예요.]
잠자리를 걱정하는 노숙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고유가 시대.
정부기관에서 아직도 물쓰듯 전기를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