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홍석현(洪錫炫) 중알일보 회장을 신임 주미대사에 전격 발탁한 과정과 배경을 둘러싸고 흥미있는 뒷얘기가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가(家) 인맥의 한축에 있는 특정 언론사 현직 회장을 고위 정무직에, 그것도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맹방인 미국의 대사로 임명한 데 따른 배경을 놓고 궁금증과 호기심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홍 회장 카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달 12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남미 순방 출국을 앞두고 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는 일신상의 여러 이유를 들어 그만두고 싶다는 입장을 요로를 통해 전달했고, 이런 뜻이 노 대통령에게 공식 '접수'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비공식적으로는 이보다 한달 이전에 이미 '홍 회장 카드'가 노 대통령의 '인사파일'에 올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노 대통령은 한 대사의 사의 기류를 간파하고 외교안보 라인을 통해 한 대사 후임으로 미 조야에 정통하고, 현지 여론주도층을 설득할 역량과 교분을 갖고 있는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추천과 검증작업을 벌이면서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 대통령이 지난 10월말 홍 회장을 비밀리에 만나 주미대사 후임을 맡기기 위한 '탐색'의 기회를 가졌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있었으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만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 김한길 의원이 홍 회장 천거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설도 나돌고 있으나 청와대측은 사실무근이라고 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이런저런 과정을 거친 뒤 지난 14일 오후 청와대로 홍 회장을 불러 접견한 자리에서 홍 회장을 차기 주미대사로 최종 낙점했다.
특히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의욕을 가진 홍 회장은 주미대사 자리를 결심하면서 대사직을 마친 뒤 오는 2006년말 임기가 끝나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후임으로 자신이 나설 때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지기를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의 주미대사 내정 사실이 알려진 뒤 정부가 홍 회장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적극 밀기로 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같은 홍 회장의 개인적인 '로드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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