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4년 동안 연말이면 어김없이 관객을 찾는 연극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한결같이 무대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현직 교장선생님입니다.
테마기획에서 이대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순수한 영혼을 지닌 정신지체아 덕구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빈 방 있습니까?'
교회 고등부 연극반에서 여관 주인역을 맡게된 덕구. 하지만 순수한 덕구는 현실과 연극을 혼동하고 맙니다.
객석에선 웃음이 터지고 공연은 엉망이 됩니다.
'빈방 있습니까'는 지난 81년 첫 공연을 가진 이래 24년째 연말마다 막을 올리고 있습니다.
[강신일/선생님 역 : 24년 전엔 제가 대학교 3학년, 그땐 당연히 학생을 했죠. 이제 선생님을 하고 있습니다.]
81년부터 줄곧 주인공 덕구 역을 맡은 박재련씨는 50대의 현직 교장선생님입니다.
[박재련/덕구 역 : 처음부터 오래할 생각 안 했어요. 한 두해 하다보니 연극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기더라고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연극과 주인공 덕구 역이 주는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알음알음 찾아오는 관객이 늘어 4년 전부터는 공연수입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습니다.
[배우들도 봉사하는 마음으로 하기 때문에 조금 여유가 생기는 것을 장애우들 돕는데 쓰고 있죠.]
메마른 세상에서 작은 위안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24년을 지켜온 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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