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택시에는 하루에도 많은 손님이 타고 내립니다. 한 택시가 행선지까지 가는 동안 이런저런이야기를 적을 수 있는 방명록을 비치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테마기획, 김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95년부터 개인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49살 김명국씨.
손님한테 뜬금없이 게임을 제안합니다.
[저랑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시면 선물하나 드릴게요.]
게임에서 진 김씨가 손님에게 선물이라며 내놓은 것은 대학노트로 된 방명록.
다른 손님들이 써내려간 사랑 이야기, 가족 이야기가 담긴 방명록을 읽던 여자 손님, 자기 속내도 적어봅니다.
[채수연 : 요즘 홈피같은 데서 유행하는 방명록 읽는 것보다 글씨를 적으니까 더 좋은 거 같아요. 다음에 또 탔으면 좋겠어요.]
김씨가 손님들에게 이렇게 글을 받기 시작한 것은 8년째.
가족들을 차례로 앞서 보낸 사람, 불황에 고생하는 부모를 걱정하는 자식, 외국인 여행객 등이 마음으로 남긴 글이 대학노트 21권을 채웠습니다.
[김명국 : 남의 고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자기 고통이 제일 커 보이죠. 그런데 이 노트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거 그것이 좋은거거든요.]
동료 택시기사들이 보기에는 부러울 따름입니다.
[김진헌/동료기사 : 40년 동안 택시 했는데 기억 남는 게 없어, 몇가지 뿐이야. 이러니까 좋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의 진솔한 고백이 담겨진 방명록이 있는 김씨의 택시, 도심을 달리는 사랑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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