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조 국민투표권 침해 여부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수도는 국가권력의 핵심 사항을 수행하는 국가기관들이 집중 소재해 정치 행정의 중추 기능을 실현하고 대외적으로 국가를 상징하는 곳을 의미한다.
이 사건 법률의 신행정수도는 주요 헌법기관과 중앙 행정기관들의 소재지로서 국가의 정치 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가 되어야 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신행정수도의 이전은 헌법상 수도개념에 포함되는 국가의 수도를 이전하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
- 우리나라는 성문헌법을 가진 나라로서 헌법전(憲法典)이 헌법의 법원(法源)이되지만 그 속에 모든 헌법 사항을 빠짐없이 완전히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헌법은 기본법으로서 간결성과 함축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형식적 헌법전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이라도 이를 불문헌법, 또는 관습헌법으로 인정할 소지가 있다.
- 국가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를 정하는 문제는 국민의 역사와 경험, 문화, 정치, 경제, 권력구조, 정신적 상징 등 국가의 정체성(正體性)을 표현하는 실질적 헌법사항의 하나이다.
- 우리 헌법전상엔 '수도가 서울'이라는 명문 조항이 존재하지 않지만 서울은 사전적 의미로 수도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조선왕조 창건 이후 600여년간 서울이 수도라는 점을 역사적 전통적 사실로, 또는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서울이 수도인 것은 국가생활의 오랜 전통과 관습에서 확고하게 형성된 자명한 사실, 또는 전제된 사실로서 모든 국민이 우리나라의 국가구성에 관한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한양, 즉 서울의 수도로서의 지위는 조선시대부터 경국대전에 그대로 반영됐으며 일제 강점시기에도 경성부, 즉 서울은 우리나라의 행정중심지로서 역할을 계속하면서 수도로서 대외적 상징성을 유지했다. 행방 이후엔 서울이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수도라는 점은 이미 존재하는 규범적 전제로서 받아들여져 왔다.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우리의 제정헌법이 있기 전부터 전통적으로 존재하여 온 헌법적 관습이며 우리 헌법조항에서 명문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자명하고 헌법에 전제된 규범으로서,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한다.
- 따라서 수도가 서울이라는 점에 대한 관습헌법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헌법 절차에 따른 헌법개정이 이뤄져야만 한다.
수도의 설정과 이전의 의사결정은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기본적 헌법사항으로서 헌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민이 스스로 결단해야 할 사항이다.
헌법개정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수도를 충청권의 일부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이 사건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헌법개정사항을 헌법보다 하위의 일반 법률에 의하여 개정하는 것이 된다.
- 그런데 특별법은 헌법개정사항인 수도 이전에 대해 헌법개정절차를 밟지 않고 단순 법률의 형태로 실현시킨 것으로 결국 헌법 제130조에 따라 헌법개정에 있어서 국민이 가지는 참정권적 기본권인 국민투표권을 침해하고 있다.
- 결론적으로 특별법은 우리나라 수도가 서울이라는 불문의 관습헌법사항을 헌법개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법률의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어서 그 법률 전체가 청구인들을 포함한 헌법개정국민투표권을 침해했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헌법 제72조 국민투표권 침해 여부(김영일 재판관 위헌 의견)
-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은 헌법 제72조가 규정하는 국방, 통일 및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하므로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의 대상이 된다.
대통령이 어떠한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행위는 자유재량행위이지만 법치주의 원리는 어떤 공권력의 작용이라도 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의 국민투표부의 행위가 자유재량 행위라 하더라도 재량권의 일탈, 남용이 있는 경우 그 재량권의 근거규범인 헌법 제72조에 위반된다.
대통령이 수도이전문제를 국민투표에 붙이지 않은 것은 헌법 제72조의 입법목적과 입법정신에 위배되고 자의금지 원칙과 신뢰보호 원칙에 반하므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헌적인 것이 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은 국민투표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도이전의 의사결정을 한 것이어서 국민투표를 확정적으로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
국민투표권 침해 다수의견에 대한 반대의견(전효숙 재판관 각하의견)
- 수도와 같은 헌법에 들어있지 않은 헌법사항, 또는 불문헌법의 변경을 헌법개정으로 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헌법 개정은 '형식적 의미'의 헌법, 즉 성문헌법과 관련된 개념이다. 헌법제정권자가 헌법개정을 일반 법률절차보다 훨씬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한 이유는, 헌법전에 규정된 내용이 주권자의 의지의 명시적 표명으로서 이를 함부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 관습헌법의 변경이 헌법개정에 의해야 한다면 이는 관습헌법이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입법권을 변경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관습헌법에 대하여 국회의 입법권보다 우월적인 힘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그런 결론은 결론은 관습헌법으로 국회의 헌법상의 입법권한을 부인하는 것이고 이는 헌법을 변경하는 것이 되므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130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할 가능성은 없다.
대통령의 국민투표권 부의 재량권도 헌법이 직접 부여한 것이므로 행정법상의 재량권의 일탈 남용 법리는 적용될 수 없다.
이 사건에서 행정수도의 이전 정책에 대해 대통령이 국민투표 부의를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국민투표권이 행사되지 못했더라도 이로 인해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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