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논밭엔 무르익은 곡식이 넘쳐나지만 추수할 일손이 턱없이 달리는 농민들은 애가 탑니다.젊은이들이 사라진 마을에선 팔순 노인까지 나섰습니다.
김용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리를 맞으면 벼가 말라서 꺾어져요.]
첫 서리가 내린 지 여러 날이 지났지만 논마다 누런 벼들이 가득합니다.
이 마을 논 10만평 가운데 수확을 마친 논은 전체의 5퍼센트인 5천평 정도에 불과합니다.
일손만 있다면 70~80퍼센트는 끝났을 시기입니다.
일본 수출용 배추도 잎이 얼면서 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최재근/농민 : 옛날에 품앗이로 일손을 충당했는데 요즘은 워낙 노령화되다 보니까 노인들은 일을 못하시고요.]
이곳에서는 팔순 노인까지 낫을 들고 나섰지만 여간 힘에 부치는 게 아닙니다.
[김만순/78세 : 저쪽 고랑에는 나보다 더 늙은 사람이 농사를 지어요. 두 늙은이가...]
정 안되면 인부를 사서 쓸 생각이지만 그나마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전옥화/71세 : 임금을 비싸게 주고 살래도 사람이 없어요. 우리 동네에도 사람이 없어요.]
경기침체로 농촌일손돕기 창구에도 지원자가 뚝 끊겼습니다.
일손이 있다고 해도 벼베기 같은 힘든 일은 기피해 큰 도움이 안됩니다.
[음성군청공무원 : 농민들이 희망하는 작목과 시기를 맞춰야 하는데 그게 여의치 않아서 곤란할 때가 있다.]
쌀 시장 개방에 맞선 우리쌀 지키기 운동, 우리 농촌에서 더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