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0대가 청년인 시대라면 60대 역시 한창 일할 나이입니다. 고령화의 활로를 찾는 시리즈 기획, 오늘은 우리 노인들의 일자리 문제를 선진 외국들과 견줘가며 고민해봤습니다.
최대식 기자입니다.
<기자>
60대 퇴직자들이 젊은이 못지 않은 체력으로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40~50대에 뒤질 것이 없다고 자부하지만, 사오정과 오륙도라는 말이 판을 치는 현실에서, 이들이 일을 갖기는 쉽지 않습니다.
[안병호/시민 : 자꾸 일도 하고 싶고 참여하고 싶고 그런 것이지, 요즘 같이 소외되는 상상은 못했습니다.]
항공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일본의 한 중소기업, 직원 4백명의 절반이 백발의 60대입니다.
[시미즈 : 이 곳은 70세가 넘어도 건강만 허락하면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생산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회사는 말합니다.
[고초/JMS대표 : 젊은 사람보다 인건비가 적게 들어 고령자를 고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적합한 셈이죠.]
일본의 노인 취업률은 세계 최고 수준.
덕분에 일본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늙은 나라지만, 일하는 노인들이 많아 고령화로 인한 부담은 벨기에나 헝가리보다 덜합니다.
미국에서는 소득이 낮은 노인 만5천명이 몸이 불편한 노인 6만2천명을 돌보게 해 이중의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5백억원의 예산으로 저소득층 노인들을 지원하면서 한 해, 노인 간병에 드는 비용 2천억원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필즈/노인간병제도 설립 : 건강한 노인들이 도와주니까 아파도 굳이 돈이 많이 드는 요양소나 병원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평균수명 80세 시대.
60대에게 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자아실현도 중요하지만 이들에게 빈곤은 가장 큰 적입니다.
변변한 노후 대비를 하지 못한 한국의 60대에게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일자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시민 : 자식들이 따로 살고 있으니까. 걔들 먹고 살라니까 힘들잖아요. 달라고 할 수가 없어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노인을 둘러싼 의식변화도 뒤따라야 합니다.
[은기수/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노인이 아닌 사람들은 노인을 이상하게 보지 말고 노인 스스로도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는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지금처럼 젊은 사람만 일을 해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사회가 눈 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노인 인력의 활용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인식의 전환이 시급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