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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돼버린 고구려 유적지

<8뉴스>

<앵커>

서울에도 고구려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아차산 산성터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소중한 유적지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한 번 보시겠습니다.

김희남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아차산 주능선을 따라 남아있는 고구려 산성터입니다.

일반적인 성과는 달리 둘레가 200미터 정도밖에 안되는 미니 산성입니다.

학계에서는 100명 안팎의 병사들이 한강 주변의 경계 임무를 맡았던 전략기지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망을 보는 망루나 보루가 아니라, 독립된 성의 형태를 띠고 있어 보루성이라는 보기드문 성곽입니다.

[김민수/향토사학자 : 철제 제품이 이 근방에서 제일많이 나왔습니다. 아마 철제 수리소이기 때문에 농기구, 무기류의 비율이 거의 반반씩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이 보루성 유적지는 헬기 착륙장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군이 산불진화와 인명구조, 또 유사시를 대비해 헬기장으로 조성한 것입니다.

게다가 유적지는 등산로로도 사용돼 온돌이나 배수시설같은 당시의 유적이 아무런 보호장치없이 등산객들에게 노출돼 있습니다.

다른 보루성터는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아차산 제3보루성은 아예 놀이터로 꾸며져 있습니다.

사람의 발길을 막고, 보전해야할 유적지를 오히려 사람들의 놀이공간으로 만든 것입니다.

서울시는 최근 고구려 유적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자 뒤늦게 사적 지정을 신청해놓고 있습니다.

[김민수/향토사학자 : 전체적인 문제를 가지고 우리의 아차산 일대의 유적을 사적지로 지정을 해야지 이 보루성만 가지고 시사성에 얽매이는 그런 문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남한의 가장 큰 고구려 유적지의 이런 모습은 바로 고구려 역사에 대한 우리 인식의 현주소를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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