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초.중.고 교실 풍경 하나.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문제 하나를 내고 학생 한 사람을 불러 세웁니다.
답을 잘 모르는 학생은 쩔절매고 곧 선생님의 호통이 터집니다.
과거 국회 대정부 질문장의 풍경이 그랬습니다.
의원들은 국무위원들을 불러 세워놓고 잘잘못을 캐묻고 답변이 궁색한 장관은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물론 의원들의 질문 가운데는 억지스러운 것도 많았지만, 장관들은 그저 머리를 조아리는 것을 최선의 방책으로 여기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참여정부 들어와 달라졌습니다.
특히 2기 내각에 이해찬,정동영,김근태 같은 실세 정치인들이 들어오면서부터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졌습니다.
이해찬 총리는 박근혜 대표 패러디 사건 때 질문하는 국회의원에게 맞고함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오늘 동영상의 주인공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입니다.
의원 시절부터 '신사'로 알려져 있는 김 장관인데, 오늘 PPA 감기약 파문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는 좀 흥분했습니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의 질문에 맞고함까지는 지르지 않았지만, "장관과 차관을 모욕하지 마라", "피의자를 다루듯이 질문하지 마라"며 맞섰습니다.
국민의 공복인 국무위원들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준비해온 질문 원고를 읽어내려가면서 장관의 답변은 그저 구색 맞추기식으로 '예' '아니오'정도만 끼워넣으려는 의원들의 태도도 문제입니다.
또 제대로 추궁을 하려면 문제 상황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장관의 답변을 듣고 거기에 맞게 융통성있는 질문을 해야 하는데, 답변은 뭐라고 하든 무조건 써온 대로만 읽으려다 보니 문답자체가 겉도는 풍경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동영상은 김근태 복지부 장관과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의 문답입니다.
연합뉴스의 관련 기사 덧붙입니다.
(연합뉴스) 페닐프로판올아민(PPA) 감기약 파문 이후 몸을 낮춰 온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결국 '울화'를 터뜨렸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장관으로서 하루를 지냈든 한달을 지냈든 최종 책임이 저에게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뒤 "다른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보고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집요하게 김 장관을 추궁했다.
특히 초선인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질의 초반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책임이 크지만 장관에게 감독의 책임이 있고,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며 책임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지만 안 의원은 "유통중단 조치를 미리 취할 수 있었다"며 계속 김 장관을 몰아붙였다.
안 의원은 "장관으로서 책임있게 답변할 시간을 달라"는 김 장관의 요청을 무시하고, 송재성 보건복지부 차관을 불러 공세를 이어나갔다.
안 의원은 송 차관에게도 '책임전가' 및 '직무유기' 등 거친 단어를 사용하면서 "불량만두 파동 때부터 복지부와 식약청이 어느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따졌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김 장관은 결국 안 의원에게 정면으로 항의했다.
김 장관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고 책임을 전가한 적이 없다"며 "장관과 차관을 모욕하지 말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기약 파문 이후 운동권 후배인 이해찬국무총리와, 열린우리당 동료의원들에게 받았던 질책을 꿋꿋이 참아온 김 장관으로서는 이례적인 '분노'의 표시였다.
그러나 안 의원은 "책임을 통감한다니까 다음으로 넘어가겠다"면서도 "진심으로 한번 더 사과하라"고 물러나지 않았고, 김 장관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처음부터 말씀드렸다"고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