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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수술도구 불법유통...환자 생명 위협

<8뉴스>

<앵커>

병원에서 쓰이는 수술 도구에도 가짜가 판치고 있습니다. 시중 공구상가에서 아무렇게나 만들어져 병원으로 남품돼 왔는데 불법이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조잡한 품질때문에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입니다.

기동취재 김윤수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서울 문래동의 한 철공소. 서너평 남짓한 허름한 내부에서 쇠를 깎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한 켠에 만들다만 특이한 기구가 눈에 띕니다.

[철공소 사장: (이건 뭔데요?) 스테인리스 가공품이라고요. 우리가 자체 제작하는.]

자세히 확인해 보니 척추 수술에 쓰이는 도구들. 사장은 다른 수술도구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샘플만 보여주세요. (샘플만 보면 다 가능해요?) 기술이 좋으니까 할 수 있죠.]

그러더니 대뜸 만들어 놓은 수술도구들을 내 보입니다. 가짜 허가번호까지 새겨 줍니다.

[(시리얼 넘버 새길 수 있나요?) 새겨 달라면 새겨드리죠. (단골이 많으신가봐요?) 정형외과 쪽을 주로 했으니까 과마다 틀려요.]

이런 행위는 모두 명백한 불법. 현행 법상 허가나 신고 없이 의료기기를 만들거나 판매, 대여는 물론 사용하는 것도 엄격히 금지돼 있습니다.

그러나 무허가 수술도구들은 가격이 싸다보니 거래가 끊이질 않습니다.

[의료기기 업체 영업사원 : 정품은 워낙 비싸니까, 그냥 청계천이나 영등포, 이런 철공소에서 깎아다가 병원에 납품하면 병원은 뭔지 잘 모르거든요.]

이런 무허가 수술도구들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지,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찾아가 봤습니다.

수술실에서 사용하고 있던 수술도구들에는 제조회사 표시가 전혀 없습니다. 제품번호도 손으로 조잡하게 새겨넣었습니다.

제품번호를 확인한 결과 모두 식약청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도구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병원 직원: (나중에 새긴 거네요, 이거 어디서 났어요?) 몰라요. 우리는 그냥 (의료기 업체가) 가져다주니까 쓰는거지.]

이런 도구들로 수술을 해도 문제가 없을까? 품질 검사를 의뢰해 봤습니다.

왼쪽이 정품, 오른쪽이 무허가 제품입니다. 겉보기에도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무허가 수술도구에 조금 힘을 가하자 힘없이 구부러져 버립니다.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던 수술도구에는 곳곳이 녹이 슬어 있습니다.

[최귀원/ KIST 의과학연구센터장: 녹이 슬면 안되죠. 이건 적절한 재료로 만들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녹가루가 환부에 들어가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경찰과 함께 이 도구들을 병원에 납품한 의료기 업체에 찾아 갔습니다. 회사 캐비닛을 열자 무허가 수술도구들이 쌓여 있습니다.

이 업체는 전국 병원 2백여곳에 임플란트를 공급하면서 이런 무허가 수술도구들을 섞어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의료기기업체 사장: 지금이라도 다 수거해서 폐기하면 안되겠습니까?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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