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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날 지하철역 노숙자들의 마지막 피신처

<8뉴스>

<앵커>

오늘(7일)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지하철 역사는 노숙자들 천지가 됩니다. 먹고 살기 힘든시대는 장마철 풍속도마저 바꿔버렸습니다.

손승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서소문 공원.

늘 노숙자로 가득 차는 곳이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이곳의 모습도 달라집니다.

공원에서 사라진 노숙자들은 인근 서울역 지하도나 처마 아래로 자리를 옮깁니다.

처마 아래서 비를 피하던 노숙자가 갑자기 행인의 우산 속으로 뛰어들어 구걸을 합니다.

노숙을 할 수 없다는 푯말, 하지만 옆에서는 노숙자들의 술판이 벌어집니다.

갈 곳 없는 노숙자와 이들을 단속하는 공익요원, 이들의 실랑이는 비오는 날의 새로운 풍속도입니다.

[경비원 : (역안으로) 올라오지 마세요.]

[노숙자 : (비 많이 오면 어디로 가세요.) 모르겠어요, 나도..]

게다가 싸움이라도 벌어지면..

가장 난감한 것은 지나가는 시민들입니다.

지하철 역이라도 종로 3가역은 노숙자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맑은 날 탑골 공원에서 머물던 할아버지들의 피난처인 셈입니다.

[(비오면 가실 곳이 없으세요?) 별로 없지. 여기 공원에, 종묘공원에 오다가 비가 오면 여기로 오지.]

오가는 고성과 술판, 시민들의 눈살 찌푸림이 있지만, 비오는 날의 지하철 역은 직장에서, 그리고 집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마지막 피난처가 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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