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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사라진 배움터

<8뉴스>

<앵커>

가난한 집 아이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고 놀던 배움터가 화재로 그만 사라졌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학원 갈 시간, 갈 곳이 없어 외로워하는 아이들을 테마기획에서 박민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아이들의 웃음이 넘쳤던 18평 공부방은 검은 그을음만 가득합니다.

인천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전세보증금 2천만원을 모아 2년전 마련한 어깨동무 공부방이 불에 타 버린 것은 지난달 15일 새벽.

3천만원 가까운 집 수리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한 달째 불에 탄 흔적 그대롭니다.

[김상현/어깨동무 공부방 교사 : 아이들이 와서 다들 많이 놀랐었죠. 불이 난 상황보고 많이 겁먹기도 하고.]

돌봐 줄 부모님이 없거나 집이 가난해 방과 후 갈 곳 없는 아이들은 요즘도 유일한 놀이터였던 공부방을 들러봅니다.

김 모군의 스케치북은 불에 그을리고 물에 젖었지만 그려 넣은 꿈만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김 모군/초등학교 1학년 : 여기는 초콜렛이고 여기는 크림이고요. 여기는 쿠키예요.여기에 불이 타가지고 싫어요.]

이 모양은 즐기던 색종이 접기를 할 수 없게 된 게 못내 아쉽습니다.

[이 모양/초등학교 3학년 : 공부방에서는요 색종이를 할 수 있는데요. 공부방이 불이 나 가지고요, 공부방에서 색종이를 못 접어서 섭섭해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간 조 모군.

[조 모군/초등학교 5학년 : 학교 다녀왔습니다.]

병석에 누운 할머니와 중학생 형과 함께 사는 조 군은 공부방이 사라진 뒤 오후 내내 할머니의 말벗이 되거나 혼자 책을 봅니다.

[조 모군/초등학교 5학년 : 옛날 방학 때는 공부방에 가서 친구하고 재밌게 놀았는데요, 이젠 방학되도 공부방이 불 타서 친구들하고 못 노니까 슬퍼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되찾기위한 주변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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