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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사랑의 채소 배달

<8뉴스>

<앵커>

모두 다 그를 두고 이런 사람 흔치 않다지만 한사코 자신은 그저 심부름꾼일 뿐이라는 한 공무원이 있습니다. 원래 봉사가 직업인데 뭐 특별할 게 있냐는 얘기겠지요.

테마기획에서, 박정무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시장이 슬슬 파하는 오후 3시.

매일 이맘 때면 이 시장 운영과에 근무하는 57살 정충호 씨가 빈 수레를 밀며 시장을 돌기 시작합니다.

[정충호/삼산농산물 도매시장 운영과: 오늘 장사들 잘 되셨나, 어쩌셨나.]

정씨가 채소를 모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한 것은 3년 전쯤.

하루 동안 팔리지 않는 채소는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시장에서 버려진다는 것을 알고 부터입니다.

[정충호/삼산농산물 도매시장 운영과 : 조금만 다듬으면 다 먹을 수 있는건데, 이거 버린다는게 너무 아깝잖아요. 지금 이렇게 해서 다듬어서 깨끗하게 해서 잡수실 수 있게끔 만들어 드립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씨의 빈수레는 갖가지 채소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정충호/삼산농산물 도매시장 운영과 : 이렇게 싱싱한 걸 줘서 사장님한테 혼나면 어쩌려고 그래. 괜찮아요? 사장님한테 내가 안 이를게. 다음에 또 줘.]

정씨의 이런 봉사활동이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교통사고로 오른다리가 불편한 정씨의 채소배달을 상인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봤기 때문입니다.

[박영태/삼산농산물 도매시장 상인 : 저 사람이 저걸 어디에 쓰는데 달라고 그러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실제로 저게 제대로 쓰일까,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하지만 정씨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신선한 채소를 그냥 줄 만큼 상인들의 인심도 훈훈해졌습니다.

정씨가 나눠주는 농산물은 하루 평균 일톤가량.

500명이 넘는 어려운 이웃들이 정씨가 전해준 채소로 식사를 해결합니다.

[당신이 손수 다니면서 이 집, 저 집 전부 거둬다가 우리 식구들한테 나눠준다는 말입니다. 이거 아무나 못해요. 내가 와서 보고도 굉장히 존경해요.]

그런데도 칭찬의 소리만 나오면 정씨는 한사코 손사래를 칩니다.

[정충호/삼산농산물 도매시장 운영과 : 저를 일하게 한 상인들이 고맙죠. 저는 고맙다고 하지 마세요. 저는 하찮은 심부름꾼에 하나입니다.]

올해로 33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마감하는 정충호씨.

하지만 봉사하는 삶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정씨는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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