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참으로 가슴 아픈 동영상 테이프가 공개됐습니다. 고 김선일씨가 피랍 직후, 테러범들에게 심문을 받는 모습입니다. 이 테이프를 처음 입수한 미국의 AP사는우리 외교부에도 사실 확인을 했었다고 주장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먼저, 문제의 테이프부터 보시겠습니다.
표언구 기자입니다.
<기자>
[김선일]
피살되기 3주전쯤, 생전의 고인 모습입니다.
비교적 건강한 얼굴로 테러리스트의 질문에 또박 또박 대답하고 있습니다.
[생일은?]
[고 김선일씨 : 9월13일...1970년 9월 13일이다.]
[어느 국가 출신인가?]
[고 김선일씨 : 한국, 대한민국에서 왔다.]
무장 세력에 납치돼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김씨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입니다.
인질범들을 안심시키려는 듯 한국에서의 직업을 다르게 말하고 1년 남짓한 이라크 체류기간을 줄여 말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직업은?]
[고 김선일씨 : 수학을 가르쳤다.]
[언제 이라크에 왔나?]
[고 김선일씨 : 6개월쯤 됐다.]
이라크 전에 대한 자신의 소신도 거침없이 밝히고 있습니다.
[고 김선일씨 : 나는 부시 대통령을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있을 때 부시가 석유 때문에 이라크에 침공한 것을 보았다.]
이 화면은 국제 뉴스 영상 배급사인 APTN측이 오늘(24일) 새벽에 공개한 것입니다.
APTN측은 이달초 이 화면이 바그다드 사무소에 전달됐지만 고인이 납치됐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