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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2 - 돌아온 초록 괴물

3년만에 돌아온 초록 괴물 애니메이션 [슈렉]은 3년전 여름 미국 흥행성적 1위를 기록하고, 칸

3년만에 돌아온 초록 괴물

애니메이션 [슈렉]은 3년전 여름 미국 흥행성적 1위를 기록하고, 칸 영화제 본선 진출, 아카데미 상 수상등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한꺼번에 받았습니다. 어릴적부터 익숙한 동화의 세계관을 뒤틀고 꼬집고 풍자하는 맛과 생생한 캐릭터, 사실적인 컴퓨터 그래픽 등으로 애니메이션 팬들은 신선하고 유쾌한 충격으로 여기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슈렉의 속편이 한층 다양해진 등장 인물과 업그레이드된 풍자와 패러디로 무장한채 우리곁을 다시 찾았습니다.

전편에서 '행복하게 오래 오래 잘 살았습니다'의 예쁜 동화책을 부욱 찢어서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장면으로 시작했듯이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요정 대모의 아들인 차밍 왕자가 피오나 공주를 찾아가 키스를 하고 결혼하는 것이지만 슈렉이 먼저 데려가면서 그들의 계획은 틀어지게 됩니다. 슈렉과 피오나 부부는 달콤한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슈렉의 보금자리에서 행복한 신혼생활을 시작하려 합니다. 그러나 피오나의 부모인 '겁나게 먼 왕국(far far away kingdom)'왕과 왕비로부터 왕국으로 들어오라는 초청장을 받습니다.

가기 싫어하는 슈렉을 설득시켜 왕국에 도착하지만 멋진 사윗감을 기대했던 왕은 물론 모든 사람들은 슈렉의 흉칙한 몰골을 보고 경악하게 됩니다. 오직 한 사람, 피오나의 어머니인 왕비만이 딸을 이해하고 슈렉을 사윗감으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요정 대모의 계획에 따라 꼭두각시에 불과한 해롤드 왕은 슈렉을 제거하고 차밍 왕자와 결혼시키기 위해 거금을 주고 자객을 고용합니다. 슈렉은 막강한 힘을 가진 요정 대모의 이런 음모를 물리칠 수 있을까요?

헐리우드와 이미지에 대한 조롱

전편에서 디즈니로 대표되는 동화의 허구성을 깨뜨리고 조롱한데 이어 이번에는 헐리우드와 베버리 힐즈로 대표되는 이미지와 상품의 왕국을 조롱합니다. 또 요정 대모와 차밍왕자등 고전 동화에서 멋진 인물로 등장했던 이미지에 대해서도 뒤집어 보기를 시도합니다. 슈렉이 요정 대모를 찾아가 담판을 짓는 과정에서 요정 대모는 산더미같은 동화책들을 하나 하나 뽑아가며 자신의 세계관을 슈렉에게 강요하기도 합니다.

이밖에 헐리우드 유명 영화의 명 장면들을 곳곳에서 살짝 살짝 패러디합니다. 줄거리와는 별로 상관없는 대단하지 않은 장면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영화를 좋아해온 어른 관객들에게 양념같은 눈요기거리로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아 더욱 맛이 새롭습니다. 슈렉과 피오나 부부의 신혼여행 장면에서는 대사없이 노래만 흐르는데 몇가지 기발한 상황들 때문에 흐뭇한 웃음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즐거움

[슈렉2]에는 또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숏다리 가분수인 파콰드 영주를 대신해 '얼짱' 차밍 왕자가 나와 동화속 왕자에 대한 환상을 깨게 만듭니다. 또 하나의 인물은 해롤드 왕이 고용한 자객인 '장화신은 고양이'로 수다쟁이 동키가 비교적 점잖아져서 생기는 공백을 메꾸고도 남습니다. 현학적이고 낭만적인 척하는 우스꽝스러운 스페인식 억양으로 생동감있는 연기를 선보이는데 목소리 연기는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맡았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두 번 선보이는 '불쌍하면서도 한없이 귀여워보이는 표정짓기'는 압권입니다. 점잖아지기는 했지만 동키의 수다도 여전합니다. 에디 머피가 목소리를 연기했는데 입모양과 얼굴 표정의 묘사가 생생해서 거꾸로 에디 머피가 전생에 동키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해봤습니다. 피노키오를 비롯한 동화속 캐릭터들도 여전히 잠깐씩 등장하면서 감초 역할을 합니다.

외모와 가진 것만으로 또 환상적인 이미지로 승부하는 헐리우드를 풍자하고 요정 대모가 사실은 왕국에 마약 공급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등의 설정을 통해 진실과 거짓, 당연시해온 것들에 대한 '낯설게 보기' 시도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몸짱과 얼짱 전성시대에서 '마음짱' '힘짱'인 슈렉과 피오나 공주가 참으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다가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최소한 전편보다 못하다는 평가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여집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 그리고 풍자정신이 어우러져 썩 훌륭한 애니메이션 속편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드림웍스의 카젠버그 회장은 앞으로 2년마다 슈렉3편과 4편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는데 과연 앞으로의 행보는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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