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신 체제에 항거하다 의문사한 고 장준하 선생이 추락해서 숨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의 추락사 주장을 뒤집을 컴퓨터 모의 실험 결과도 발표됐습니다.
이 강 기자입니다.
<기자>
유신헌법을 고치자고 서명 운동을 하다 지난 75년 8월 숨진 채 발견된 고 장준하 선생.
지난 30년동안 끊임없이 타살가능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오늘(14일) 추락과정을 재구성한 모의실험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위원회가 장선생이 추락한 것으로 알려진 지형에서 인체 모형을 통해 12가지의 자세로 추락시켜 본 결과, 열 두 경우 모두 머리뼈가 부서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경우만 제외하곤 가슴에도 최소한 찰과상과 멍이 생겼고 실험한 4분의 3의 경우에는 팔다리 뼈도 부러졌습니다.
시신 발견 당시 사진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결과입니다.
발견 당시 시신은 귀 뒷부분의 함몰 상처를 제외하면 머리와 가슴, 팔다리 등 전신에 별다른 상처가 없습니다.
추락사한 시신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멀쩡한 상태라는 것이 법의학자들의 소견입니다.
[최형연/홍익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 가장 잘 맞는 경우라 하더라도 사체상태에서 발견된 상처보다 더 많은 골절을 예측했습니다.]
[염규홍/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과장 : 이번 실험으로 장선생의 사망원인이 추락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위원회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는 장준하 선생의 타살의혹을 밝히기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