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원망하고 있지만, 서민 가계의 지출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특히 세금이나 연금 처럼 어쩔 수 없이 나가는 돈이 크게 늘어서, 가계부 쓰기만 더욱 힘들게하고 있습니다.
우상욱 기자입니다.
<기자>
대기업 과장인 이윤진씨는 올들어 연봉이 올랐지만 살림살이는 더 빡빡해졌습니다.
아무리 아껴써도 벌이 보다 씀씀이가 더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윤진/대기업 과장 : 세금이 많이 늘었고 작년대비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이 위축됐다고 느껴져요. ]
통계청이 올 1/4분기 가계수지를 조사한 결과, 전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늘어난데 반해 지출은 9.8%나 커져 쓰고 남는 돈이 8.4% 줄었습니다.
특히, 세금이나 공적연금, 사회보험료 처럼 소비와 무관하게 어쩔수 없이 나가는 돈이 소득 증가율 보다 배 이상 늘었습니다.
[권오술/통계청 사회통계과장 : 쓸 수 있는 돈이 줄었습니다. 기타 소비 지출이 늘었는 데, 특히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연금의 증가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
교육비도 20% 가까이 늘어난 반면 입고 꾸미는데 쓴 돈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득 하위 40% 계층은 평균적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았습니다.
기를 써서 돈을 더 벌고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데도 가계부 쓰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우리 가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