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때 물이 맑았던 시골 주민들. 그 몸에 켜켜이 쌓인 중금속 카드뮴의 근원지는 근처의 폐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험천만한 폐광이 전국에는 150개 이상 방치돼 있습니다.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거제시의 한 폐광 입구입니다.
석축을 쌓아 입구를 막고, 나무를 심어 복구 작업을 마쳤습니다.
겉은 멀쩡해졌지만, 문제는 수백만톤에 이르는 탄광 안의 지하수입니다.
허술한 공사 때문에 각종 중금속에 오염된 지하수가 흘러 나오면서 나무가 다 말라 죽었습니다.
밑동을 긁어보니 녹색 분말이 떨어져 나옵니다.
계곡도 마찬가지, 오염된 물이 흘러 나와 계곡 전체가 오염됐습니다.
[김일환/거제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 : 콘크리트 옹벽을 설치를 해서 차수벽을 만들어야되는데 지금 이런 식으로 석축을 쌓아서 지금도 갱내수가 유출이 되고있는것으로 보입니다.]
광석을 캐면서 발생한 광미입니다.
각종 유해 중금속 덩어리인 광미가 지표면에 그냥 노출돼 있습니다.
거제시가 이곳에 채석허가를 내주는 바람에 공사를 하면서 매립했던 광미더미를 마구 파헤쳐 놓았기 때문입니다.
[땅속에서 안정화되어 있어 밖으로 유출돼서는 안되는데,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 폐광 주변의 흙과 계곡물은 카드뮴과 납, 구리, 아연 등 각종 중금속에 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환경부 조사결과 밝혀졌습니다.
오염된 물, 오염된 토양이 수십년째 방치돼 온 것입니다.
전국의 폐광 가운데 이렇게 중금속 오염의 우려가 있는 곳은 158곳이나 됩니다.
주민들이 중금속 오염에 그냥 노출돼 있는데도, 환경당국은 10년 넘게 '예산 타령'만 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