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오늘(2일)은 테마 기획을 조금 앞당겨서, 특별한 사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미군의 기밀을 우리나라에 넘겨준 혐의로 8년간 옥살이를 했던 재미 교포 로버트 김씨가 오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쳤고, 남은 건 빚더미 뿐이지만, 그는 여전히 조국을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워싱턴 김성준 특파원이 만났습니다.
<기자>
긴 옥살이를 마치고 세상으로 돌아온 로버트 김씨는 표정 곳곳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로버트 김 : 아, 정말 감개무량하지요.]
김씨는 조만간 조국을 방문해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수감생활동안 아버지의 임종을 못한 일이 가장 아쉬웠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로버트 김 : 아버지가 참 안됐어요. 기다리지 못하고 돌아가신게...]
누구보다 오늘이 반가운 이는 역시 아내였습니다.
[장명희/로버트 김 아내 : 너무 좋지요. 이게 꿈인가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김씨는 미 해군 정보국에 근무하면서 북한의 잠수함 침투 사실을 미국이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등의 정보를 우리측에 넘겨준 혐의로 지난 97년 체포됐습니다.
넘겨준 정보가 기밀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지만 김씨는 결국 간첩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김씨는 오늘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지만 아쉬움마저 숨기지는 못했습니다.
김씨는 두달 남짓 가택연금 기간을 거쳐 가석방되면 3년 동안 보호관찰을 받게 됩니다.
조국에 정보를 건네준 대가로 긴 세월을 잃어버려야 했던 김씨에게는 이제 고단한 여생을 맨손으로 꾸려나가야 하는 새 숙제가 주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