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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민생치안 '공허한 구호'일 뿐

<8뉴스>

<앵커>

불황이라 장사도 안되는 데, 좀도둑 극성에 아예 가게문 닫게 생겼다는 상인들이 요즘 많습니다. 한 지하 상가에서는 손님이 다 도둑으로 보일 지경인데도 경찰은 '범죄소탕 100일 작전'만 세워둔 채, 뒷짐입니다.

기동취재 박정무 기자입니다.

<기자>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30살 주모씨는 그제(22일) 오전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한 중년 여성이 꺼내달라고 한 상품을 가지고 와보니 서랍안에 있던 현금 80만원이 사라진 것입니다.

[주모 씨/피해상점 주인 : 이쪽으로 잠깐 들어갔다 나오는 사이에 지갑을 가져갔어요. 한 10초도 안걸렸어요. ]

근처 신발가게도 상황은 마찬가지.

지난 3월 문을 연 이 가게에는 일주일에 두세차례씩 신발을 도난당했습니다.

벌써 백만원 가까운 손실을 입었습니다.

[신발가게 직원 : 예전에는 다 짝을 맞춰서 보기 좋게 나뒀는데요, 원래는 두짝을 놨는데요, 요즘은 많이 가져가서 이제는 한짝만 놔요. 겁나서요 ]

이런식으로 지난 석달간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금품이 없어진 상점은 줄잡아 삼십여곳, 피해금액은 수천만원에 이릅니다.

사태가 불거지자 상점들은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진열된 귀금속을 낚싯줄로 묶어놓는가 하면, 비올 때 덮는 비닐로 일일이 옷을 싸기도 합니다.

돈을 들여 CCTV를 설치하는 상점도 부쩍 늘었습니다.

마른 체형의 40대 중반 여성이라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유일한 단서입니다.

[이윤희/상점주인 : 이게 굉장한 스트레스이거든요. 손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젠 손님들이 다 도둑으로 보여요. 너무 스트레스 받구요 .]

사정이 이런데도 경찰은 아직 사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 경찰관 : 현재로서는 강남역에서 절도사건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 기간은 경찰이 민생침해행위를 근절시키겠다며 100일 계획을 진행하며 수사를 독려하던 때입니다.

[주모 씨/피해상인 : (기간중에 경찰이 예방활동이나 단속하는 거 보신적 있어요?) 못 봤는데요.(한번도요?) 예, 못봤어요. ]

잇따르는 절도 사건에 경찰의 민생치안이란 구호가 공허하게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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