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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노숙자, 공원 벤치에 눕지 말라"

<8뉴스>

<앵커>

서울시가 공원 벤치에서 노숙자들이 잠을 자는 일을 막기 위해서 벤치 한 가운데에 쇠팔걸이를 설치했습니다. 다른 시민들을 위해서라지만 부작용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이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동의 한 공원입니다. 노숙자 한 명이 불편한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근처 다른 벤치에도 몸을 잔뜩 웅크린 노숙자가 힘겹게 드러누워 있습니다.

[노숙자 : 저기서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다리가 팅팅 부어있어요.]

벤치 한 가운데에 설치해 놓은 노숙자 취침 방지용 쇠팔걸이 때문입니다.

이 공원에만 모두 72개의 벤치에 이렇게 노숙자 취침 방지용 쇠팔걸이가 설치돼 있습니다.

서울 중구의 또 다른 공원. 이 곳 벤치에는 아예 두께 10cm가 넘는 나무토막을 못질해 놨습니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노숙자들이 공원으로 모여들자,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입니다.

[서울시 공원관리사업소 관계자 : 그림이 안 좋잖아요. 공원을 24시간 저녁때까지 공무원들이 단속할 수 없는거 아닙니까. 자고하는 것은 최대한으로 막아야죠.]

서울시의 이런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공원 벤치에서 더 이상 잠을 잘 수 없게 된 노숙자들은 아예 잔디밭이나 땅바닥에 자리를 폈습니다.

[노숙자 : 잔디밭에 가서 자면 한기 올라 오잖아요. 가서 좀 눕고 싶은데 그럴때면 야박하다 싶죠.]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노숙자로 인한 언짢은 기분보다, 괜한 돈들여 벤치 팔걸이만 만드는 서울시의 탁상행정이 더 짜증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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