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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30년, 입양아의 어머니들

<8뉴스>

<앵커>

새 가정을 찾기 전까지 해외 입양될 아이들을 위탁하여 키우는 위탁모들의 사랑은 친부모 못지 않습니다.

30년 넘게 위탁모 역할을 해 온 어머니들, 테마기획 권애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보채던 재훈이에게 우유병을 물리니 금방 조용해집니다.

위탁모 조완수씨는 순둥이 재훈이가 먼 타국땅에서도 사랑만 받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재훈이를 데려온 지 어느 새 반 년.

재훈이의 양부모는 비자만 보내놓고 3개월째 연락이 없지만, 조완수 씨는 오히려 연락이 올까봐 마음을 졸입니다.

[조완수/ 서울 당산동 : 연락이 안 왔으면 좋겠어요. ....변도 좋고 다 좋아요]

이웃 할머니가 데려온 아기가 너무 예뻐서 시작한 위탁모 생활 30년.

조 씨가 키워보낸 아기만도 130여 명에 이릅니다.

아이들을 보낼 때마다 멍드는 것 같은 마음.

천식이 심해 애를 태웠던 미라를 보낸 것도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걔를 보내고 담에 주저앉아서 어찌나 울었는지, 내가.]

은진이는 한국여 씨가 타국에 보낼 132번째 딸입니다.

올해로 31년째, 삶의 반 이상을 위탁모 일에 바쳤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아기들과의 이별이 가장 참기 힘든 고통입니다.

[한국여/광명시 철산동 : 마음에 병이 생기는 것도 같아요. 보내고 보내고.]

하지만 세월이 흘러 아이들의 사진이 외국에서 보내질때면 가슴 벅찬 기쁨도 함께 찾아옵니다.

한쪽 발이 성치 않았던 성식이가 수술을 받고 발 모양이 조금씩 잡혀가는 사진을 받아봤을 땐 한시름이 놓였습니다.

[수술 받더니 발가락이 나왔대요. 이렇게. 얘가 머리가 좋았어요.]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이젠 삶에서 아이들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두 어머니.

[집이 텅 비어 사람사는 것 같지 않아]

[애도 중독이야. 이제 그만해야지 하고 또 받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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