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기동]경찰, 말로만 '절도와 전쟁'

<8뉴스>

<앵커>

경찰 간부들이 이른바 '절도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만 일선의 분위기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 따로, 실천 따로라면 대외과시용 결의대회 같은 건 이제 그만 했으면 합니다.

기동취재, 박민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9일 주요간부들이 모여 절도범 검거 결의대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경찰은 사소한 절도사건이라도 강력범죄처럼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도난품도 피해자에게 되돌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서울 삼성동에 사는 37살 정모씨.

정씨는 지난 16일 자기 집 안방에서 결혼예물이었던 시가 3백만원 상당의 다섯냥짜리 금목걸이를 도둑맞았습니다.

정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별다른 물증이 없다며 그냥 돌아갔습니다.

닷새뒤인 지난 21일 오전.

정씨는 집에서 일하던 가정부로부터 목걸이를 훔쳐 금은방에 팔아넘겼다는 자백을 받아내고 가정부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정씨는 도둑을 잡은만큼 금목걸이를 되찾게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뜻밖의 말을 들어야했습니다.

[정모 씨/피해자 : 제가 화가 난 것은 정상적으로 습득한 장물은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없다는 것과 금은방이 어딘지 몰라서 찾기 힘들다는 것은 다르다. ]

가정부가 이미 훔친 목걸이를 금은방에 처분했기 때문에 되찾기 힘들다는게 경찰관의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도난당한 물건인지 모르고 다른 사람이 취득한 물건이라도 원래 주인이 반환을 요구하면 되돌려주도록 돼있습니다.

정씨가 경찰에 강력 항의하자 담당 경찰관은 한참이 지난 21일 오후 늦게 금은방을 찾아 갔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금은방이 다른 중개인에게 금목걸이를 팔아치운 뒤였습니다.

[금은방 주인 : 바로 즉시, 몇시간 뒤라면 드릴 수 있는 데...]

문제는 경찰이 목걸이를 사간 금 중개인을 조사조차않고, 수사를 중단해버린 것입니다.

[금 중개인 : (경찰한테 연락받으신 적 있어요? ) 아니요. 저는 안받았는데요. ]

중개인은 바로 그날 금목걸이를 녹여서 팔아버렸고, 정씨는 영영 목걸이를 되찾지 못하게 돼버렸습니다.

[정모 씨/피해자 : 증거품을 찾는 게 목적이지, 피해자에게 피해품을 돌려주는 게 목적이 아니다. ]

그런데도 경찰은 할일을 다했다며 오히려 큰소립니다.

[담당형사 : (중개인한테 연락을 해보셔야하는 거 아닌가요?) 거기까지.. 저한테 왜그러시는 거예요.]

하지만 다른 경찰서 형사의 말은 다릅니다.

[다른 경찰서 형사 : (최소한 중개인까지는 조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 끝까지 추적해서 피해품을 돌려주려고 노력해야지. ]

도난품을 되찾아 시민들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경찰 지도부의 의지는 그야말로 구호에 그치고 있는 셈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