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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치료제 '임상시험도 없이' 마구 투약

환자들, 치료비만 날려 '한숨'…병원측은 '나몰라라'

<8뉴스>

<앵커>

생명공학을 활용한 줄기세포 치료, 분명히 획기적인 의학기술입니다. 하지만 일부 병원과 개발업체가 임상시험조차 거치지 않은 세포 치료제를 중환자들에게 마구 투약하고 있습니다. 비싼 돈만 날리고 치료 시기까지 놓친 환자들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김천홍 기자의 현장속으로에서 고발합니다.

<기자>

올해 마흔다섯살의 김모씨. 10년째 간경화를 앓아 온 그는 지난 1월 중순, 지방의 한 병원에서 줄기세포로 만든 치료제를 시술 받았습니다.

그러나 나흘전, 김씨는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이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습니다. 복수가 차 올라 거동은 물론 숨쉬기까지 힘든 상태입니다.

[김씨 부인 : (시술 후에 그쪽 병원에서는 좋아졌다고 얘기했다면서요?) 예.. 수치가 좋다고 그랬어요. 진짜 좋은 줄 알았어요. (근데 왜 갑자기 악화 된거예요?) 모르겠어요.]

김씨에게 줄기세포치료제를 시술한 병원을 찾았습니다. 담당 의사는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김씨의 병이 계속 진행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담당 의사 : (이 치료가 더 우월하다라고 믿었기 때문에 이 쪽으로 선택하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분명히 이 치료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이게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치료라고 하는 것을 얘기를 반드시 해줍니다.]

하지만 김씨 가족들의 주장은 다릅니다.

[김씨 부인 : 획기적이고 이게 아무런 부작용 없이 환자들한테 생착이 잘 된다. 맞는 것만 찾으면 이것은 정말 대단한 거다... 라고 설명을 해주셨어요.]

김씨가 시술 받은 줄기세포 치료제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그 자체가 임상시험도 거치지 않은 불법 의약품이란 점입니다. 그러나 제조 업체 관계자는 줄기세포 치료제가 혈액의 일부일 뿐 의약품인 줄 몰랐다고 말합니다.

[업체 대표 : 제가 대학에 있다보니까 그런걸 관심을 갖지 못했어요. 관심을 갖지 못하고 실제로 잘 몰라요.]

이 업체는 스무명의 간경화 환자를 비롯해 그동안 모두 쉰세명의 난치병 환자에게 임상시험과 효력시험을 거치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팔아왔습니다. 간경화 치료제는 3천만원 안팎씩을 받았습니다.

[업체 대표 : (김씨에게서) 받으신 액수가 얼마입니까?) 3천3백 받았어요. 3천 3백이요. (그럼 제공한 게 뭡니까?) 줄기세포 제공했어요.]

거액의 돈을 받았지만 환자들의 시술 후 상태는 관심 밖입니다.

[업체 대표 : (투약 후 결과가 효과가 어떤지 그게 전혀 정리가 안 돼 있다는 말씀인가요?) 정리가 안 돼 있고 지금 구두로만 듣고 있죠.]

임상시험과 효력시험도 거치지 않은 줄기세포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김씨 부부는 막막하기만 합니다.

[김씨 부인 : 간 이식을 하느냐, 아니면 줄기세포 이식을 받느냐. 진짜 두 가지 중에 하나였는데 후유증이 없다 그러니까 거기에 많이 희망을 걸었죠.]

줄기세포 치료제는 난치병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확천금을노리는 바이오테크 업체와 일부 병원에서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의 대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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